우리나라 교육시장은 유독 불황에 강하다. IMF를 직장인으로서 경험하신 분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실 것이다. IMF가 발생해서 너도나도 퇴직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 때 남몰래 찾아간 곳은 동네 점집이 아니라 바로 낯선 학원이나 야간 대학(원)이었다.
심지어는 아예 보따리를 싸서 과감하게 유학을 떠난 경우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로 인해 귀국 후에 단지 공급과잉이라는 이유만으로 홀대를 받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오히려 과감하지 못했던 분들이 안도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의 교육열은 식을 줄 모르는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는 연령 구분도 없다. 필자가 아는 30대부터 50대의 직장인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혹여 속 모르는 분들은 “저 사람들은 원래 노는 것보다 공부를 좋아해!” 라고 말씀하시겠지만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은 해보신 분들이면 다 아실 것이다. 속된 말로 뼈가 삭는다.
어찌 보면 한국인들은 어려움에 처하면 죽어라 일하거나 밤낮으로 공부하는 관성이 붙어 버린 것 같다. 사람 말고는 별다른 자원이 없다 보니까 오직 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어르신들이 등산을 선호하는 것도 이와 일맥 상통한다. 정말로 산이 좋아서 등산을 선호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보다 더 예전 어르신들이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어쨌든 경기가 불황일 때 교육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맞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확실하게 선진국에 진입할 때까지는 가파르게 지속될 것이며 아마도 그 이후에는 완만한 형태로 전환될 것이다.
필자는 교육시장에 종사하는 사람의 하나이지만 지금처럼 지나치게 과열된 상태는 결코 반갑지 않다. 필자도 직장인의 한 사람이고 그래서 더 공부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드니 말이다.
[한경-월드 컨설팅스쿨 원장 문종성, jsnetwo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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