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수의 미래학자들이 제시한바 대로 새로운 사회는 지식사회와 정보화사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대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 피터 드러커(P. F. Drucker, 2002)가 제시한, ‘앞으로 모든 것은 지식으로 통하는 지식사회가 될 것이며, 지식이 지식사회의 핵심 자원이고, 지식근로자가 여러 노동력 가운데 지배적 집단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 공감하고 있다.
또 여러 부류의 근로자 집단 중에서 「지식기술자(knowledge technologist or technician)」의 시대가 열릴 것을 예고한 것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아울러 지식사회의 특성을 아래와 같이 몇 가지 들어 설명한 것에서 앞으로 공학도와 기술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짐을 알 수 있다.
첫째, 지리적 국경이 없다. 왜냐하면 지식은 돈보다 훨씬 더 쉽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둘째, 누구나 손쉽게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위의 상승이동이 쉬워진다.
셋째,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 가능성도 높다. 왜냐하면 누구라도 「생산수단」, 즉 어떤 직무의 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획득할 수 있게 개방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특성들이 상승 작용을 하여 지식사회를 고도의 경쟁사회로 만들 것이고, 정보기술은 지식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해주며, 또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정보 확산의 용이성과 속도를 감안할 때, 개인이든 기업이든 공공조직이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 사항이라는 것이다.
지식경제는 상당한 수준의 이론적 지식을 갖춘 교육받은 전문직업인들인 지식근로자에게 크게 의존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뚜렷하게 증가할 부류가 「지식기술자」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기술자, 소프트웨어 설계자, 임상실험실의 분석가, 제조현장의 생산기술자, 기술 분야 법률 전문가 등이 대표적인 지식기술자들이며, 이들은 지식근로자인 동시에 몸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다.
지식기술자들은 대체로 머리와 손을 동시에 쓰지만 머리보다는 손으로 하는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지식기술자들이 몸으로 습득하는 지식은 도제방식이 아니라 정규교육을 통해서 획득 될 수 있는 이론적 지식에 실질적으로 되며, 그들은 스스로를 「전문가」로 자부한다.
앞으로 지식기술자들은 지난 20세기에 블루컬러들이 사회 및 정치 측면에서 지배적 세력이었던 것과 같이, 21세기에는 지식기술자들이 몇 세대에 걸쳐 사회의 「지배적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이른바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y)와 기술중심 경쟁(technology-oriented competition)은 공학도와 기술자들이 사회의 지도자로, 주류로 또 각급 조직의 최고경영자로 진출할 수 있는 더 큰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는 작금에 우리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이공계 기피현상’의 시각도 크게 바꿔놓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엔지니어, 기술자, 기술공 등은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다기능(multi function)을 소유한 실천기술자(technologist or technician)가 되어 연구개발, 제품혁신, 공정혁신을 주도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핵심주체로서 부(富)의 창출자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및 연구를 바탕으로 일하는 공학도와 실천기술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적 가치를 존중해주고 그들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