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신임 감독, 미국 메이저리그식 실험 도입
오프너 전술까지 예고…KBO리그에 새로운 바람
새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그동안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치고 있다.

한화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 개막전 홈경기에서 겨우내 준비했던 수비 전술을 공개했다.

수비 시프트는 상대 타자의 성향·타구 데이터를 분석해 수비수의 위치를 이동하는 수비 전술이다.

가령 끌어치기 타법을 구사하는 상대 팀 우타자를 상대할 때 유격수와 2루수가 2-3루 쪽으로 이동해 대응하는 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오래전부터 수비 시프트 전술이 유행했다.

국내에서도 수비 시프트를 펼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날 한화가 펼친 수비 시프트는 매우 파격적이었다.

단순히 수비수 위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수비수들이 자리를 맞바꾸는 모습까지 펼쳐졌다.

유격수 하주석은 4회 상대 팀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타석 때 우익수 앞으로 이동했고, 2루수 정은원은 2루에 붙어 수비를 봤다.

하주석과 정은원이 사실상 자리를 맞바꾼 셈이다.

한화 내야수들은 상대 타자에 따라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특정한 볼카운트가 되자 다시 이동했다.

주자 상황에 따라서도 수비 시프트를 바꿨다.

6회 1사 1루에서 라모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3루수 노시환은 우익수 앞으로 이동해 수비했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수비 시프트 훈련에 전념했다"며 "많은 훈련과 분석을 했기 때문에 크게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비수끼리 자리를 바꾼 이유는 수비 실력이 좋은 선수가 공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타구가 떨어질 확률이 높은 장소에 가장 수비력이 좋은 선수를 배치한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의 파격적인 실험은 수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마운드에서도 고정 관념을 파괴했다.

수베로 감독은 전날 인터뷰에서 정규시즌에 오프너(경기 초반 짧은 이닝을 맡는 투수)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하는 한화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