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효로 현대차 사옥에 전시된 아이오닉5./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서울 원효로 현대차 사옥에 전시된 아이오닉5./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는 '하나의 공간'이다. 마치 집 거실처럼 넓고 아늑하다."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에 대한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의 이같은 말은 사실이었다. 기자가 지난 17일 만나 본 아이오닉5는 사무실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이란 통념을 깼다.

쉬미에라 본부장이 지난 23일 아이오닉5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아이오닉5는 전기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자신한 이유를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 최초 전용 전기차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설계 덕에 기존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간의 혁신'을 이뤄냈다.
사진=현대차 월드와이드 유튜브 채널
사진=현대차 월드와이드 유튜브 채널
우선 넓은 실내 공간이 눈에 띈다. 아이오닉5는 준중형 크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깝지만 대형 SUV 팰리세이드 보다 100mm가량 더 긴 축간거리(휠베이스)를 확보했다.

1열 시트는 물론 2열 시트와 센터 콘솔을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이다. 시트와 콘솔이 움직이면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내 공간에서는 의자를 밀고 당길 수 있는 데 이것을 자동차에도 구현해 놓은 듯했다. 센터 콘솔 조작은 수동으로만 가능하다.

뒷좌석에 앉아 보니 레그룸 여유가 엄청났다. 2열 시트를 뒤로 빼니 테이블 하나 정도 들어갈 공간도 나왔다. 노트북을 놓고 간단하게 업무를 볼 때 꽤나 편리할 듯싶었다.
2열 시트 아래 위치한 V2L 포트./ 사진=현대차
2열 시트 아래 위치한 V2L 포트./ 사진=현대차
충전 문제는 V2L 기능이 해결해 준다. 2열 시트 아래 포트가 위치해 있어 뒷좌석에서 손쉽게 사용 가능하다. 바깥 충전구를 통해서도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V2L은 현대차가 강조하는 기능으로 전기차를 하나의 보조배터리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전력 공급이 차량 내부에서 가능하기에 충전이 필요한 순간, 카페 등 실내공간을 찾을 수밖에 없는 불편함을 한층 덜어줄 것을 보인다. 일반 가정에서 약 10일간 사용 가능한 전력을 저장 가능해 전기 끊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움직이는 사무실' '움직이는 하나의 공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평평한 바닥으로 인해 내부 이동이 용이한 점도 아이오닉5만의 특징이다. 이 밖에 1열 다리 받침대, 시트 아래에 있을 법한 송풍구가 B필러에 위치해 있다는 점 등은 실내를 한층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드는 요소다.

움직이는 사무실을 실현한 아이오닉5의 혁신은 실내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다. 차량 곳곳에서 발견 가능하다.
아이오닉5에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사진 오른쪽)가 옵션 사양으로 탑재된다. 바깥 상황은 운전석·조수석 문 상단에 위치한 모니터(사진 왼쪽)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에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사진 오른쪽)가 옵션 사양으로 탑재된다. 바깥 상황은 운전석·조수석 문 상단에 위치한 모니터(사진 왼쪽)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현대차는 브랜드 최초로 아이오닉5에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적용했다. 바깥 상황은 운전석·조수석 문 상단에 위치한 모니터로 확인 가능하다. 옵션이지만 기존 거울 형태의 사이드 미러의 한계로 지적됐던 사각지대를 극복하는 사양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해치백 차량임에도 와이퍼를 없앤 점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통상 해치백, SUV 등 뒤가 평평한 차량은 와류에 의해 뒷유리가 쉽게 더러워진다. 때문에 이를 닦기 위한 와이퍼는 필수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이번에 현대차는 공기역학적 특성을 고려한 설계로 해치백 아이오닉5의 와이퍼를 과감히 없앴다.
엔진이 빠진 자리를 적재공간으로 활용했다./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엔진이 빠진 자리를 적재공간으로 활용했다./ 사진=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이 밖에 아이오닉5는 기존 내연기관차나 범용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한 흔적도 엿보인다. 충전구를 차량 뒤쪽에 위치시켜 기존 코나 등 범용 전기차의 한계로 지적됐던 충전 편의성을 높였다.

인체 공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기어 위치를 스티어링 휠 뒤편에 둔 점, 기존 엔진 자리를 하나의 적재 공간으로 활용한 점 등의 실용성까지 잡았다. 많은 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남는 공간을 활용해 실용성을 극대화하려는 현대차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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