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는 해미면 대곡리 한티고개와 해미순교성지를 잇는 11.3㎞ 구간에 천주교 순례길을 조성하고 일반에 개방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기념사업의 하나로 2016년부터 24억원을 들여 해미 천주교 순례길 정비사업을 벌여왔다.
해미 천주교 순례길은 1800년대 병인박해 등 천주교 박해 당시 내포지역의 수많은 순교자들이 서산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여숫골)로 압송됐던 경로다.
당시 순교한 신자 2천여명 가운데 132명의 이름이나 세례명은 기록으로 남아있으나, 나머지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다.
해미 천주교 순례길은 내포지역의 많은 순례길 중 순교터로 가는 마지막 경로로, 온갖 번뇌를 숭고한 의지로 승화시킨 곳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소나무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수저수지 옆 1.5㎞ 구간은 순례길의 백미로 꼽힌다.
중간중간 쉼터와 조형물, 이야기 안내판 등도 설치해 의미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김일환 서산시 관광과장은 "이번에 조성한 해미 천주교 순례길은 역사성이 있을 뿐 아니라 주변 경관도 뛰어나다"며 "순례길을 종교관광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이곳을 거쳐 순교한 신자들의 유해가 보존된 해미순교성지를 최근 국제성지로 선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