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무려 11타를 기록했다.
8타를 까먹는 '옥튜플 보기'다.
그린이 호수에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홀'인 17번 홀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대표하는 홀이다.
물 한 가운데 놓인 그린의 풍경이 보는 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주지만, 경기하는 선수 입장에선 티샷이 조금만 빗나가면 공이 물에 빠지고 경기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 부담스러운 곳이다.
이날 143야드로 세팅된 17번 홀에서 안병훈은 티샷이 물에 빠진 뒤 드롭 존에서도 세 차례나 더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린에 몇 차례 튄 뒤 빠진 공도 있었고, 안착하는 듯하다가 미끄러져 내려 물속으로 향한 공도 있었다.
결국 9타 만에 그린에 올린 안병훈은 2번의 퍼트로 힘겹게 17번 홀을 마무리했다.
골프채널에 따르면 안병훈의 11타는 역대 이 홀 최다 타수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05년 밥 트웨이의 12타에 한 타 차로 최다 타수 1위의 불명예를 피했다.
1번 홀에서 출발해 16번 홀까지 1오버파를 기록 중이던 안병훈은 17번 홀에서 무너진 뒤 다음 홀인 18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물에 빠진 여파 속에 두 타를 더 잃어 결국 11오버파 83타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안병훈은 골프채널이 트위터에 자신의 경기 영상과 함께 '17번 홀에서 11타를 칠 것 같은 친구를 태그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리자 이를 공유하며 자신의 계정을 덧붙이는 유머로 속상함을 달랬다.
이후 그는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나쁜 날이 있다.
그걸 통해 배워야 한다.
그래도 17번 홀 티샷은 끔찍했다"는 트윗으로 하루를 정리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38)도 17번 홀에서 세 차례 물에 빠뜨리며 5타를 잃었다.
보기 4개를 더해 1라운드 9오버파 81타에 그친 케빈 나는 이후 허리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