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술품, 용산공원에 랜드마크 미술관 지어 보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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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서 동덕여대 명예교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세미나서 제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로 삼성가 미술품의 가치와 향방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국공립 미술관을 지어서 보존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11일 오후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한국고미술협회 주관으로 열린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에 관한 세미나'에서 최병서 동덕여대 명예교수는 "대물변제 방식으로 단순히 미술품만을 내놓기보다는 출연할 미술품들을 전시할 수 있는 좋은 미술관을 지어서 국립 혹은 시립미술관으로 귀속시키는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물변제 제도의 도입과 '리 컬렉션' 보전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최 교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아름다운 미술관을 지어 선대 회장 때부터 수집해온 미술품들을 한눈에 모두 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해 모든 시민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혀 준다면 삼성가는 물론 훌륭한 문화예술 자산을 소유하게 된 정부가 모두 윈-윈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73년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이 상속세 대신 대물변제로 해결하고 프랑스 정부가 마레 지구 살레 저택을 보수해 세계적인 명소로 만든 파리 피카소미술관을 예로 들어 삼성 측이 물납으로 미술품을 출연하고 정부나 서울시는 접근성 좋은 부지를 마련하면 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용산 미군기지 철수 후에 조성될 공원 부지가 안성맞춤"이라며 용산공원에 미술관 지구를 조성하기를 권고했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은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오귀스트 로댕, 앤디 워홀, 알베르토 자코메티, 마크 로스코,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서양 주요 작가를 비롯해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급 고미술품,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 작품 등 1만2천여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서는 시장 가치가 2조~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문화계는 상속세를 문화재·미술품으로 내는 물납제 도입을 요구해왔고, 이건희 회장 상속세 문제와 얽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최 교수는 "물납제 추진과 삼성가 상속세는 별개 사안이나 한꺼번에 섞는 바람에 오해의 소지가 생겨나고 있다"라며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은 삼성가 소장 미술품들이 후대에 문화유산으로 보전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그는 물납제 도입을 위해서는 권위 있는 공적 감정평가기관 설립과 감정평가 인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삼성이 운영해온 미술관에 대해서는 지리적 여건이나 폐쇄성 등으로 공공재 역할을 못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삼성가에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미술품은 물론 미술관은 사회적으로 공공재이며 또한 가치재라는 점"이라며 "공공재로서의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공공성, 개방성, 접근성이 필수 요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암미술관이나 리움미술관이 그런 사회적 역할을 잘 해왔는지 돌이켜보면 회의적"이라며 "삼성가의 사적인 미술품 수장고 역할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이광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전체 국가지정문화재 4천900여건의 50% 이상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라며 물납제를 도입하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미술 자산을 보호하고 공익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규모는 2019년 국내 미술시장 연간 총매출액인 4천146억원의 4.8배에 해당하고, 한국 미술관이 연간 구입한 총액인 228억원의 66배 내지 132배에 달한다"며 미술시장 발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한국고미술협회 주관으로 열린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에 관한 세미나'에서 최병서 동덕여대 명예교수는 "대물변제 방식으로 단순히 미술품만을 내놓기보다는 출연할 미술품들을 전시할 수 있는 좋은 미술관을 지어서 국립 혹은 시립미술관으로 귀속시키는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물변제 제도의 도입과 '리 컬렉션' 보전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최 교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아름다운 미술관을 지어 선대 회장 때부터 수집해온 미술품들을 한눈에 모두 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해 모든 시민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혀 준다면 삼성가는 물론 훌륭한 문화예술 자산을 소유하게 된 정부가 모두 윈-윈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73년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이 상속세 대신 대물변제로 해결하고 프랑스 정부가 마레 지구 살레 저택을 보수해 세계적인 명소로 만든 파리 피카소미술관을 예로 들어 삼성 측이 물납으로 미술품을 출연하고 정부나 서울시는 접근성 좋은 부지를 마련하면 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용산 미군기지 철수 후에 조성될 공원 부지가 안성맞춤"이라며 용산공원에 미술관 지구를 조성하기를 권고했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은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오귀스트 로댕, 앤디 워홀, 알베르토 자코메티, 마크 로스코,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서양 주요 작가를 비롯해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급 고미술품,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 작품 등 1만2천여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서는 시장 가치가 2조~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문화계는 상속세를 문화재·미술품으로 내는 물납제 도입을 요구해왔고, 이건희 회장 상속세 문제와 얽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최 교수는 "물납제 추진과 삼성가 상속세는 별개 사안이나 한꺼번에 섞는 바람에 오해의 소지가 생겨나고 있다"라며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은 삼성가 소장 미술품들이 후대에 문화유산으로 보전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그는 물납제 도입을 위해서는 권위 있는 공적 감정평가기관 설립과 감정평가 인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삼성이 운영해온 미술관에 대해서는 지리적 여건이나 폐쇄성 등으로 공공재 역할을 못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삼성가에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미술품은 물론 미술관은 사회적으로 공공재이며 또한 가치재라는 점"이라며 "공공재로서의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공공성, 개방성, 접근성이 필수 요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암미술관이나 리움미술관이 그런 사회적 역할을 잘 해왔는지 돌이켜보면 회의적"이라며 "삼성가의 사적인 미술품 수장고 역할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를 맡은 이광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전체 국가지정문화재 4천900여건의 50% 이상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라며 물납제를 도입하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미술 자산을 보호하고 공익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규모는 2019년 국내 미술시장 연간 총매출액인 4천146억원의 4.8배에 해당하고, 한국 미술관이 연간 구입한 총액인 228억원의 66배 내지 132배에 달한다"며 미술시장 발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