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00경기 출전 자축…"팬·스태프·선수 덕분에 오늘 같은 일 있어"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정운(32)이 멋진 중거리포로 자신의 K리그 100경기 출전을 자축하며 팀의 승격 첫 승도 함께 수확했다.

정운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9분 왼발 중거리포로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센터 서클 근처에서 상대 패스를 끊어낸 정운이 얼마 가지 않아 강한 왼발 슛을 날렸고, 공은 상대 골키퍼 강현무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매섭게 날아가 꽂혔다.

이 득점포에 힘입어 제주는 K리그1 복귀 시즌 개막 이후 1승 2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비긴 데 이어 지난해 리그 3위 팀인 포항을 잡으며 심상치 않은 초반 기세를 뽐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정운은 골 장면에 대해 "컨트롤을 하는 순간부터 슈팅을 생각했다.

궤적을 보니 골이 들어갈 궤적이더라"며 "차는 순간 골이라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날 정운은 자신의 K리그 통산 100번째 출전 경기에서 통산 5번째 골을 넣었다.

K리그 100경기를 쉽게 쌓지 않은 만큼 의미가 남달랐다.

정운은 2012년 울산 현대에 우선지명으로 입단할 정도의 기대주였으나 자리 잡지 못해 리그 데뷔전은 치르지 못한 채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이스트라, RNK 스플리트를 거치며 기량을 쌓은 그는 2016년 제주 유니폼을 입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첫해부터 K리그1 32경기에 나서며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이후 2018∼2020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에서 뛸 때를 빼곤 제주에서만 리그 100경기를 뛰었다.

입단은 다른 팀에서 했지만, '원클럽맨'이나 다름없다.

정운은 "제주라는 팀에서 100경기를 뛸 수 있어서 팬들, 스태프, 선수들께 감사하다"면서 "팀에 대한 큰 애정이 좋은 방향으로 나타나다 보니 오늘 같은 일도 있는 것 같다"는 감회를 전했다.

이날 팀의 무실점에도 힘을 보탠 그는 승격팀 제주의 '개막 3경기 무패'가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운은 "포항은 정말 잘하는 팀이다.

1∼2라운드에서도 승리했는데, 그런 팀을 상대로 저희끼리 경기를 하면서 '우리 정말 잘 뛴다.

질식 수비다'라고 느낄 정도로 시너지가 나고 있다"면서 "앞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상대가 저희를 어려워한다는 걸 몸으로 느낀다"면서 "오늘처럼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내주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하다 보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우승권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