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속 사진 읽기] 보도사진 속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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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보물같은 존재, 안전하게 지켜줘야
보통 아이들 옷은 한두 치수 크게 입히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아이들 체구에 맞는 방호복이 모자랐거나 혹은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 같다.
커다란 위생장갑을 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체구보다 월등히 큰 방호복을 부여잡은 아이가 고개를 숙인 채 터벅터벅 걷고 있다.
방역 요원들의 안내를 받는 아이는 분위기에 압도당한 듯 어깨가 축 처졌다.
지난 1월 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완만한 안정세를 보였던 시기에 광주광역시의 미인가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현장의 모습이다.
확진된 합숙생과 교직원들이 생활치료 시설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이동하는 무리에서 기자가 포착한 모습이다.
아이가 현장에서 느꼈을 감정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고개를 떨군 다소곳한 모습이 살짝 귀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상심한 모습에서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엄중한 시기에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어린이는 뉴스 가치를 가진 뉴스의 주요 소재다.
시의성, 근접성, 저명성 등의 기본적인 뉴스 가치에 더해서 뉴스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 동물 등의 존재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긴다.
특히 어린이는 전통적으로 사진기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다.
투표소에 부모를 따라나선 어린이나 아기 사진에서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기표소의 비밀스러운 가림막 밖으로 천진난만하게 얼굴을 내미는 아이, 부모에게 업혀 온 아기의 순박한 모습은 그 자체로 스케치 사진 거리다.
각종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어린이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총선이나 대선 때만 되면 지면에 단골로 등장한다.
진지하고 딱딱한 분위기의 선거 현장과 후보자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만들고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가 마냥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에서 보호받고 교육받으며 자랄 수만은 없는 게 우리네 안팎의 현실이다.
여기 사진기자의 앵글에 포착된 두 장의 사진을 보자.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 환경 속에 노출된 부자(父子)의 모습이지만 다른 듯 비슷해 보인다.
우리 반대편의 땅에서 아메리카 드림을 쫓는 중남미 과테말라 출신의 아버지가 아들의 손을 이끌고 얕은 개울(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고 있다.
빈곤과 폭력 등을 피해 수백 명씩 무리 지어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의 일부다.
황량한 국경을 넘기 위해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가는 아이의 모습이 삭막한 주변 풍경에 더해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가는 또 다른 아이의 사진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유치원의 한 어린이가 아버지와 함께 진단 검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이다.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관계자 등으로 꽉 들어찬 유치원 앞마당이 아이에겐 낯설어 보인다.
공룡 인형을 뒤로 감추는 모습에서 아이의 불안감이 느껴진다.
어린이를 나라의 보배라고 말한다.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어린이헌장은 선언하고 있다.
어린이는 안전한 사회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하는 존재다.
학대와 버림으로부터 지켜줘야 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통 아이들 옷은 한두 치수 크게 입히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아이들 체구에 맞는 방호복이 모자랐거나 혹은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 같다.
커다란 위생장갑을 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체구보다 월등히 큰 방호복을 부여잡은 아이가 고개를 숙인 채 터벅터벅 걷고 있다.
방역 요원들의 안내를 받는 아이는 분위기에 압도당한 듯 어깨가 축 처졌다.
지난 1월 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완만한 안정세를 보였던 시기에 광주광역시의 미인가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현장의 모습이다.
확진된 합숙생과 교직원들이 생활치료 시설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이동하는 무리에서 기자가 포착한 모습이다.
아이가 현장에서 느꼈을 감정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고개를 떨군 다소곳한 모습이 살짝 귀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상심한 모습에서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엄중한 시기에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어린이는 뉴스 가치를 가진 뉴스의 주요 소재다.
시의성, 근접성, 저명성 등의 기본적인 뉴스 가치에 더해서 뉴스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 동물 등의 존재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긴다.
특히 어린이는 전통적으로 사진기자들이 좋아하는 소재다.
투표소에 부모를 따라나선 어린이나 아기 사진에서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기표소의 비밀스러운 가림막 밖으로 천진난만하게 얼굴을 내미는 아이, 부모에게 업혀 온 아기의 순박한 모습은 그 자체로 스케치 사진 거리다.
각종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어린이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총선이나 대선 때만 되면 지면에 단골로 등장한다.
진지하고 딱딱한 분위기의 선거 현장과 후보자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만들고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가 마냥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에서 보호받고 교육받으며 자랄 수만은 없는 게 우리네 안팎의 현실이다.
여기 사진기자의 앵글에 포착된 두 장의 사진을 보자.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 환경 속에 노출된 부자(父子)의 모습이지만 다른 듯 비슷해 보인다.
우리 반대편의 땅에서 아메리카 드림을 쫓는 중남미 과테말라 출신의 아버지가 아들의 손을 이끌고 얕은 개울(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가고 있다.
빈곤과 폭력 등을 피해 수백 명씩 무리 지어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의 일부다.
황량한 국경을 넘기 위해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가는 아이의 모습이 삭막한 주변 풍경에 더해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가는 또 다른 아이의 사진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유치원의 한 어린이가 아버지와 함께 진단 검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이다.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관계자 등으로 꽉 들어찬 유치원 앞마당이 아이에겐 낯설어 보인다.
공룡 인형을 뒤로 감추는 모습에서 아이의 불안감이 느껴진다.
어린이를 나라의 보배라고 말한다.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어린이헌장은 선언하고 있다.
어린이는 안전한 사회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하는 존재다.
학대와 버림으로부터 지켜줘야 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