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시장 5년새 3.5배 커져
조직 확대·전용몰 개설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빌트인 가전에 관심을 갖는 ‘집꾸미기족’이 증가하고 있다. 개별 가전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보다 실내공간의 미관이 개선되고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빌트인(built-in) 가전은 거실, 주방 등에 붙박이 형태로 설치하는 가전 제품을 말한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빌트인 가전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6000억원으로 커졌다. 2015년 시장 규모(4500억원)에 비해 5년 새 약 3.5배로 증가한 수치다. 최근 앞다퉈 ‘내 집 마련’에 나선 2040세대도 빌트인 가전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취득세 징수액이 23.5% 급증할 정도로 자가주택 보유자가 늘어나면서 세련된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이 빌트인 시장 최대 수요자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가전업계는 관련 조직·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매직은 최근 사내 빌트인 전담조직 인원을 30명까지 늘렸다. 아예 빌트인 전용 온라인몰을 구축한 기업도 있다. 주방 후드, 가스 쿡탑 등의 빌트인 가전을 생산하는 파세코는 지난해 5월 빌트인 전문 쇼핑몰인 ‘파세코키친몰’을 열었다. 온라인을 통해 빌트인 가전을 고르면 2~3일 만에 제품을 집안에 설치할 수 있다.
가전업체의 빌트인 가전 부문 매출도 신장세다. SK매직의 지난해 빌트인 가전 매출은 1100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20%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1조246억원)의 10.73%가 빌트인 가스레인지·오븐·식기세척기 등에서 나왔다. SK매직 관계자는 “빌트인 시장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는 걸 눈여겨보고 있으며 관련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지난해 1~11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국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생활가전·렌털 기업의 개별 빌트인 가전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빌트인이 가능한 쿠쿠전자의 인덕션레인지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보다 740%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12인용 식기세척기는 지난해 4분기 전분기보다 80% 증가한 매출을 달성했다. 빌트인 가전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교원 웰스의 ‘웰스더원 정수기’는 최근 전체 정수기의 5% 수준까지 매출 비중이 늘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