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양극재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코팅해 보호
대용량 배터리의 전극(양극재)을 보호해 수명 유지율을 늘리는 상온 코팅 기술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조재필 특훈교수 연구팀이 배터리 수명을 저해하는 양극재 입자의 미세 균열과 화학적 불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기술은 상온에서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입자 내부까지 코팅이 가능해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용량 배터리 양극 소재로 꼽히는 하이니켈 소재는 고용량 발현이 가능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충·방전이 반복되면 소재 입자 내부에 미세 균열이 생길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전해액과의 부반응 때문에 수명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 때문에 전극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 생산 중인 모드 소재 표면에 코팅제를 발라 7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방식을 쓰고 있지만, 성능 저하와 공정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보호제인 '코발트-보라이드' 화합물을 양극재 입자 표면뿐만 아니라 입자 내부까지 골고루 침투시킬 수 있는 상온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코발트-보라이드 물질이 하이니켈 양극 구성 성분인 산소와 강한 결합을 이루는 원리로 상온 코팅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주로 입자 표면에서 시작된 균열이 안으로 파고들어 내부까지 이어지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코팅법을 쓰면 입자 안팎을 모두 보호할 수 있어 수명 유지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팅제를 쓴 하이니켈 양극재와 상용 인조흑연 소재를 음극재로 쓴 배터리를 제조해 코팅제의 성능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500회 충전 및 방전 후에도 기존 용량의 95%에 이르는 성능을 보였다.

이는 일반 하이니켈계 소재 대비 약 20% 향상된 수명 유지율이다.

조재필 교수는 "현재 상용화된 하이니켈계 양극 소재는 습식 코팅 공정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으나 잠재적으로 이미 등록된 미국 특허의 침해 가능성이 크고, 고온 합성이라 생산 비용 상승 문제가 있다"며 "신규 개발한 코팅법을 적용한 양극재 대량 합성 공정 개발 시, 기존 코팅 공정과 비교해 적어도 20% 이상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2일 자(현지 시각)로 공개됐다.

연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쥐 리(Ju Li)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