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에 속한 종목들이 주도주로 떠오르며 시장 색깔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KRX 업종 지수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수는 KRX 철강지수다.
철강 업종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철강지수는 이달 1일 1,385.70에서 26일 1,522.49로 9.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23% 오르는 데 그치며 횡보 장세를 이어간 점에 비춰보면 상승세가 돋보인다.
지수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56.6%로 최대인 포스코 주가는 2월 들어 14.66% 올랐다.
또 풍산(28.42%), 영풍(20.16%), 세아베스틸(20.00%), 고려제강(17.02%), 동국제강(16.00%), KG동부제철(12.26%) 등 지수 구성 종목 대부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통적 경기민감주(시클리컬)로 꼽히는 철강주는 최근 구리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맞물려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은 실물 경기 회복 신호로 철강 업황에 긍정적이며, 경기 지표인 구리 가격과 유가 강세도 철강 기업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금융지주와 은행 종목 8개로 구성된 KRX 은행지수는 이달 1일 572.37에서 26일 626.73으로 9.50% 상승했다.
지수 종목별 2월 주가 움직임을 보면 하나금융지주(13.48%), JB금융지주(12.55%), DGB금융지주(10.99%), 우리금융지주(8.86%), KB금융(8.68%), 신한지주(7.50%), BNK금융지주(7.08%), 기업은행(6.39%) 등 전 종목이 올랐다.
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수혜를 보는 대표 업종이다.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배당 축소 권고 등으로 연말·연초에 부진한 흐름을 보인 은행주 주가는 금리 상승세를 타고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금리 상승 추세로 은행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과거 금융위기를 제외한 금리 상승기에 은행은 모두 시장 수익률을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철강과 은행에 이어 KRX 업종지수 중 운송(8.24%), 보험(7.96%), 건설(5.12%), 방송통신(4.23%) 등이 2월에 상승률이 높았다.
한 달 전인 1월 월간 지수 등락률을 보면 2월에 상승세가 돋보인 은행(-6.80%), 철강(-3.34%), 보험(-8.17%) 등은 줄줄이 마이너스였다.
반면 2월에는 1월 상승장을 이끈 자동차(-2.04%)와 정보기술(0.38%) 등이 부진했다.
KRX 자동차 지수와 정보기술 지수의 1월 상승률은 각각 21.13%, 7.14%였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기술 성장주인 미국 나스닥 지수 하락 폭이 큰 반면 에너지와 소재 등 가치주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급격하게 금리가 움직인 만큼 당분간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과 종목으로 순환하는 흐름이 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