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 땐 살랑살랑, 싫을 때는 타닥타닥. 일차원적이고 본능적이고 거짓이 없는 느낌이라 '꼬리'라는 단어가 무척 매혹적으로 다가왔어요.
"
가수 선미가 23일 새 싱글 '꼬리'를 발표한다.
꾸준히 개성 강한 음악을 선보여 '선미 팝'이라는 수식어까지 갖게 된 그는 이번에도 귀에 꽂히는 노래와 눈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를 들고 돌아왔다.
그는 이날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캣우먼'으로 변신해 동명 타이틀곡 무대를 꾸몄다.
이 곡을 단독으로 작사하고 프란츠와 함께 작곡한 선미는 "사람이 가진 원초적인 본능을 미친 듯이, 가감 없이 표현하며 사랑하자는 메시지 담았다"고 설명했다.
"고양이 특유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울음소리, 그러면서도 나른하고 서늘한 분위기의 사운드를 곳곳에 배치했어요.
그러면서도 너무 '매니악'하지 않도록 기타 리프를 살렸죠." 퍼포먼스 역시 고양이의 행동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팝스타 비욘세, 제니퍼 로페즈 등의 댄서이자 안무가인 자넬 기네스트라가 안무를 짜 관능미를 극대화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팔과 다리를 흔들며 선미의 꼬리를 만들어주는 댄서들의 움직임과 선미 간의 합이다.
특히 곡의 절정에 다다랐을 때 바닥에 엎드린 선미의 뒤에서 일렬로 여러 개의 꼬리를 만드는 안무는 매혹적인 구미호를 연상시킨다.
선미는 "기네스트라에게 안무가 과감해도 좋으니 동물적인 동작을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면서 "만들어준 안무 중에는 수위가 너무 센 동작도 있어서 그 부분은 '헉'하면서 수정했다"며 웃었다.
이번 싱글에는 타이틀곡 외에 작곡가 홍소진이 선미와 함께 작업한 '꽃같네'(What The Flower)도 수록됐다.
'꼬리'가 퍼포먼스에 힘을 준 곡이라면 이 곡은 선미의 보컬에 초점을 맞췄다.
댄서나 안무 없이 스탠딩 마이크 하나만을 이용해 무대를 소화한다.
이 곡 역시 고양이에서 영감을 받아 노랫말을 썼다.
선미는 "고양이란 알 수 없는 심리를 가진 동물"이라며 "고양이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다가 결국에는 포기하고 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 곡 부제가 '왓 더 플라워'잖아요.
사실 영어에 있는 비속어를 에둘러 표현한 거예요(웃음). 학교나 직장에서 사람에게 치일 때 이 노래를 들으시면 기분이 조금이나마 풀리실 것 같아요.
" 2007년 그룹 원더걸스로 데뷔한 선미는 어느덧 올해로 데뷔 15년 차가 됐다.
솔로 가수로 나선 뒤 '24시간이 모자라', '보름달', '가시나', '날라리', '사이렌', '보라빛 밤' 등 히트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톱급 여성 퍼포머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보고 계세요? 저 이렇게 컸어요.
벌써 서른이에요"라고 운을 뗀 그는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 거 같아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사실 부담감이 큰데, 이번에도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어요.
10분 전까지도요.
그런데도 다시 무대에 서서 공연할 수 있고 곡을 쓰는 이유는 정말 우리 팬들밖에 없어요.
"
그는 올해 안에는 싱글이 아니라 앨범 형태로 음악을 발표해 팬들과 만나려 한다는 것도 귀띔했다.
"이번 싱글로 이루고 싶은 원대한 목표는 정말 없어요.
왜냐면 전 또 다른 앨범을 준비할 거고 쉴 틈 없이 팬들을 만나러 올 거거든요.
다만 이 두 곡은 제 30대 행보의 첫걸음이기 때문에 그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