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다시 모일 필요 없을 것…유튜브·교육프로그램 강화 모색"
이정모 과천과학관장 "코로나 시대,유튜브로 전국민 찾아갑니다"
"지난해에는 모르고 당했다면 올해는 알고 당합니다.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온라인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려 합니다.

"
이정모(58) 국립과천과학관장은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의 과학관 운영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로 과천과학관의 관람객은 80% 이상 감소했다.

2019년 한해 과천과학관을 찾은 유료 관람객은 119만 명이었지만, 지난해 유료 관람객 수는 19만 명에 불과했다.

과천과학관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여러 차례 휴관했다.

현재는 단체관람객을 제외한 소수의 관람객만 받고 있다.

과천과학관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온라인 채널로 눈을 돌렸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생활 속 과학 원리를 설명하고 과학관 소속 연구사들이 상황극으로 과학을 설명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지난해 6월 부분일식과 지난해 12월 목성과 토성 간 대근접, 올해 1월 1일 일출 등을 생중계한 영상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관장은 "코로나로 관람객이 과학관을 찾아올 수 없으니 우리가 직접 찾아가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수도권 국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 대상으로 전시를 보여주려면 유튜브가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공간의 한계가 없어지니 과학관 내 연구사들과 공무원들의 창의성이 늘었고 프로그램 기획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과천과학관은 과학과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유튜브를 더 활용할 계획이다.

유튜브를 기획할 PD도 공개 모집한다.

이정모 과천과학관장 "코로나 시대,유튜브로 전국민 찾아갑니다"
이 관장은 "코로나가 끝난다 해도 다시 옛날처럼 모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교육 프로그램 키트를 아이들에게 우편으로 보내주고 영상으로 교육을 하거나, 유튜브를 활용하니 전국에 있는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이 관장은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과학관의 문턱을 낮췄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위해 안내 창구 앞 계단을 없앴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과학 용어를 수어로 설명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별자리 모형도 제작했다.

이 관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의 과학관은 복지시설"이라며 "과학은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소외되던 사람들도 과학을 즐길 수 있어야 모든 사람이 과학을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에는 과학관을 토론의 장(場)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이 관장은 "과학관은 세상 사람들이 이슈를 이야기하는 장을 제공하는 사회적 책무가 있다"며 "인공지능(AI)이나 기후 위기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도 과학관을 즐길 수 있도록 전시를 다양화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 관장은 "아이들 위주로 전시 설명을 하면 부모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부모가 아이들을 과학관에 데려오지 않기 때문에 재방문율도 떨어진다"며 "성인들도 과학관을 즐길 수 있도록 체험 경험을 제공하고 전시 설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과학관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 관장은 "과학 대중화 운동은 수십 년 동안 이뤄졌다.

그 덕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과학을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과학을 어려워하게 된다.

초보 단계의 설명만 있고, 아이들이 나이를 먹을 때 그 수준을 맞춰주는 중간 단계의 설명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관장은 "다양한 층위를 위한 세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과학관이 과학을 설명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모으는 플랫폼이 돼 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