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답을 주면 좋겠어요.

"
석진욱(45) OK금융그룹 감독이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최근 배구계에 불거진 학교 폭력 문제에 징계 수위를 정할만한 '기준'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석 감독은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학교 폭력'이 화두에 오르자 "지금은 나도 무척 예민해진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OK금융그룹 레프트 송명근과 심경섭은 '학교 폭력'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가 포털 사이트에 둘의 학교 폭력 의혹을 제기하자, 두 선수는 과오를 인정하고 이번 시즌 남은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석 감독과 구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OK금융그룹은 18일 한국전력과의 경기부터 둘을 제외한 채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여전히 둘의 흔적은 남아 있다.

석 감독은 "지금은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선수들에게도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며 "다만 경기는 최선을 다해서 치러야 한다.

그게 팬들을 위한 일이다"라고 했다.

송명근과 심경섭을 떠올리면 석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석 감독은 "두 선수는 팀을 떠난 상태다.

지금은 배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가 용서해준다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은 품고 있다.

선수들이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자께서 용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석 감독에게는 학교 폭력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도, 제자인 두 선수의 미래는 걱정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한다.

일부에서는 '구단이 송명근과 심경섭을 징계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석 감독은 "송명근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라며 징계의 실효성을 지적한 뒤 "구단에 입단하기 한참 전인, 12년 전에 일어난 일이어서 난감한 부분이 있다.

구단이 어떤 수위의 징계를 내려야 할지, 한국배구연맹과 각 구단이 논의해 확실한 기준을 만들어서 누군가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