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교수, 문재인 정부 비판서 출간…"좌파연하는 정권"
한국의 대표적 사회학자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서 '정의보다 더 소중한 것'(나남출판)을 펴냈다.

송 교수는 '송호근의 시대진단'이란 부제를 붙인 이 책에서 문재인 정부 4년을 "민심을 익사시킬 만큼 빠르고 거센 격류"라고 진단한다.

이런 진단의 근거로 주 52시간 노동제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정책 목적과는 반대로 고용 악화, 실직자 급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점과 스물네 번의 주택정책도 오히려 임대인, 저소득층, 청년층에 충격을 줬다는 점 등을 제시한다.

자신을 "좌우를 진자(振子) 운동하는" 중도파로 정의한 송 교수는 이런 문제는 좌파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현 정권이 "진정한 좌파가 아니라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좌파연(然)하는 정당과 정권이 있을 뿐이다"라며 "운동권 정치라 표현했던 그런 정치, 청년 시절의 꿈을, 이념으로 그린 세상을 현실에 옮겨 보려는 정치를 했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송 교수는 진정한 좌파 정권이라면 고용과 분배에 정치적 역량을 쏟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좌파가 확대한 고용과 복지를 우파가 경제성장을 통해 수습하는" 유럽식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정·분배·고용이 '황금삼각형'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어야 한다는 논리다.

저자는 "소득증대(최저임금 인상)를 위해 고용주를 쥐어짜는 것은 좌파로서는 자살행위"라고 비판하고 "주 52시간 노동제를 전격 시행하면 잔여노동이 실직자에게 돌아가 고용증대가 일어날 것이라 믿는 좌파는 없다"고 지적한다.

유럽에서 노동조합은 좌파의 정치적 파트너로 그들은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그 대가로 저임금 노동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고용주를 압박한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아울러 이런 조건을 다지는 것을 전제로 좌파정당은 고용주와 사업주에게 고율의 세금을 요구하고, 적재적소의 재정지출은 분배(복지)와 고용증대로 이뤄지는 것이 황금삼각형의 원리라고 강조한다.

고용안정과 고용창출이 적폐청산을 내세운 '내로남불'식 정의구현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이 송 교수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민주화 34년, 이제 독주하는 정치를 폐기해야 할 때가 됐다"라며 "지난 4년간 많이 지쳤지만, 우리 역사에 내장된 불굴의 의지가 다시 지펴질 것을 믿는다"라고 희망을 말한다.

송호근 교수, 문재인 정부 비판서 출간…"좌파연하는 정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