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혁신 기업 테슬라 대해부’라는 시리즈 기사를 사흘동안 보도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비트코인 화폐화까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도전을 상세히 소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석유의 시대를 끝내고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끄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만들었다. 스페이스X를 통해선 2026년 사람을 태운 화성 탐사선을 발사해 인류의 생활터전과 시장을 우주로 확장시키려 하고 있다.
테슬라, 머스크 그리고 설득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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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이와 비평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달리 광고비를 쓰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 CEO가 다른 어떤 광고보다 탁월한 광고 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비용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최고의 ‘스타 마케팅’을 하는 셈이다.

이런 스타 마케팅이 가능한 이유는 치알디니 교수가 ‘설득의 심리학’에서 제시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법칙 중 ‘호감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호감의 법칙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부탁을 하면 그것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게 그 핵심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이더라도 호감의 법칙이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내가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되면 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내가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대면서 호감의 법칙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방문판매에서 자주 쓰이는 ‘끝없는 체인’ 기법이다. 고객 A가 제품을 구입하면 A에게서 이 제품을 살만한 친구 B의 이름을 알아내고 B에게 “당신의 친구 A가 이 제품을 소개해드리라”고 했다며 구입을 권하는 식이다. B에게 물건을 판 뒤 다시 제품을 살만한 친구 C의 이름을 알아내 같은 방법을 계속 반복하게 되므로 끝없는 체인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 밖에도 호감의 법칙이 작동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신체적 매력, 그러니까 잘 생긴 사람에게 호감을 느껴서,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돼서, 칭찬해주는 사람을 좋아해서, 어떤 사람에게 익숙해져서 등과 같이 여러가지다.

테슬라와 머스크의 경우는 호감의 법칙 작동방식 중 ‘연상의 법칙’과 관련이 깊다. 연상의 법칙의 대표적 예는 자동차 광고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모델이다. 광고주들은 아름다운 모델의 긍정적 이미지가 자동차에 전이돼 소비자들이 그 차를 소유(구매)하고 싶어하기를 기대한다.

광고주들은 연상의 법칙을 사용해 자신의 제품과 유명한 사람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유명 운동선수가 자신과 전혀 관련없는 제품에 연결되는 대가로 엄청난 모델료를 받는 게 여기 해당한다. 이 때 연상 관계는 긍정적이기만 하면 될 뿐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머스크는 ‘몽상을 현실로 옮기는 혁신적인 기업가’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 이미지는 전기차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알리는데 매우 적합하다.

마케터는 “우리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연상의 법칙과 호감의 법칙이 작동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