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침 합리적으로 바뀐 상황…철저히 준수해 교회 신뢰 회복해야"
이영훈 목사 "흩어지는 교회로 전환해 지역 섬기는 교회 돼야"
기독교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예배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단일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흩어지는 교회'로 전환을 역설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교회'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세를 자랑하는 큰 교회가 아닌 지역의 소외된 이들을 섬기는 교회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저희 교회도 지역 교회로 세포 분열을 해야 하지 않는가 명제를 갖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주요 교회들이 교회를 나눈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교회도 모이는 교회를 자랑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믿음의 지체 등이 흩어진 모든 곳에 작은 신앙의 공동체, 교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세상 속에 스며 들어가 소금같이 녹아 저들을 변화시키고 어둠을 밝히는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복음 전파의 극대화를 이뤄야 한다"며 "온라인, SNS, 유튜브 등 21세기에 맞는 선교전략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훈 목사 "흩어지는 교회로 전환해 지역 섬기는 교회 돼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과 BTJ열방센터, IM선교회 등 교회에서 파생된 곳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일부 교회가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이 목사는 "대형 교회에서는 교회 내에서 확진 사례가 없고, 저희도 교회 내 모임에서 확진은 전무하다"며 "그러나 방역지침 지키지 않은 몇몇 교회에서 감염돼 지탄받는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는 없다.

본을 보여야 하는 교회가 그렇지 못해 교단을 대표해서 진심 어린 사과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질책과 비판을 받은 것은 자체 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소외된 사람을 섬기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기독교의 근본 메시지가 살아있는 교회의 모습을 되찾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역지침이 과한 것도 있었지만, 지금은 합리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기독교가 더 잘해야 한다"며 "방역지짐을 생활화해서 앞으로 '교회'라는 이름이 (코로나 관련) 보도에 사라지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목사는 한국 교회의 80%가량은 교인 100명 미만의 '미자립 교회'로 상가 임대료도 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똑같이 방역지침을 지키는 데 정부가 소상공인 챙길 때 같이 챙겼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IM선교회와 관련 "기독교 이름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영어학원 개념이다.

정통 교회와 연결되지 않은 비인가 학교와 교회는 구분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며 "(교회 입장에서) 좀 억울한 면이 있다"고도 했다.

이 밖에 이 목사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육아수당을 지급하는 방안과 낙태를 막아서 정부 등이 육아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이영훈 목사 "흩어지는 교회로 전환해 지역 섬기는 교회 돼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