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풍급 강풍에 또 떠밀려오고 수확 앞둔 김 엽체는 모두 탈락
[르포] "올 농사 망쳤다"…모자반 또 덮쳤는데 손 놓은 지자체
"괭생이모자반이 또 덮쳐 2차 피해가 났네요.

수확을 못 한 김 엽체는 싹 다 빠져 버렸어요.

올해 김 농사는 망쳤네요.

"
최근 서해에 불어닥친 태풍급 강풍으로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또다시 밀려들면서 김 양식장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발에 달라붙은 모자반을 제거하지 못했는데 사흘 연속 분 강풍으로 발이 부서지고 밀리는 2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1일 오전 신안군 자은면 우목도 앞 해상 김 양식장은 가지런하게 늘어서 있어야 할 김발이 이쪽저쪽으로 밀리면서 엉켜버렸다.

김발에 올라탄 모자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고정한 닻이 뽑히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김 양식 어민 백모씨는 "모자반으로 김 수확을 하지 못하고 몇 날 며칠을 제거 작업만 했는데도 이번 강풍으로 김발 사고까지 발생했다"고 한숨지었다.

이어 "김발 사고도 사고지만 모자반으로 김 엽체를 뜯을 수도 없어 올해 농사는 가망이 없다"고 망연자실 했다.

[르포] "올 농사 망쳤다"…모자반 또 덮쳤는데 손 놓은 지자체
또 다른 어민은 "모자반 피해가 상상 이외로 큰데 해수부와 행정 당국은 적극적인 피해 조사와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어민들에게 피해 내용을 보고하라고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어민은 "모자반이 김발을 덮친 현장 조사를 바로 해야 하는데 언제 한다는 것인지 차일피일 아직껏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한해 농사를 망쳤는데 정부의 대응이 안일하다"고 주장했다.

도내 최대 김 양식장인 진도 의신과 임회면도 피해가 심각하다.

이날 오전 김 양식 어민들은 어선 50여척을 동원, 김 양식장에서 모자반 제거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르포] "올 농사 망쳤다"…모자반 또 덮쳤는데 손 놓은 지자체
모자반 제거에 나선 진도군 김생산자연합회 이상태 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의신·임회면 지역 김 양식장 수천㏊가 모자반 피해를 봤다"면서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올해 이상 기온으로 김 포자가 붙질 않는 등 작황이 형편없는데 모자반까지 엄습해 수확량이 확 줄었다"면서 "매년 어민들이 모자반 피해를 겪고 있는데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어민들은 김 수확기를 이용해 김과 모자반을 한꺼번에 쳐내고 있을 정도로 양식장이 쑥대밭이 돼버렸다고 한숨 지었다.

어민들은 시급하게 진도와 신안지역 모자반 피해 조사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