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20)은 지난해 7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승부처에서 퍼팅의 도움을 받았다. 호주와 필리핀, 아시안투어를 거쳐온 그가 한국에서 두 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배경에는 어디서나 적응하는 ‘카멜레온 퍼팅 감각’이 있다.

그가 강조하는 ‘퍼팅의 키’는 거리감이다. 김주형은 “그립을 최대한 살살 쥐고 퍼터 헤드의 무게감을 몸으로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립을 달걀 다루듯 하면 된다”며 “달걀이 깨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그립을 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에 힘을 빼기 위해선 공을 라인에 정렬하고 어드레스를 선 뒤 그립을 놓았다가 다시 쥐는 절차가 필요하다. 김주형은 “손에 힘이 들어가면 팔과 어깨까지 경직돼 제대로 스트로크를 구사할 수 없다”며 “처음부터 힘 빼는 게 쉽지 않다. 그립을 몇 번이고 쥐었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훨씬 더 수월하게 손에 힘을 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너무 힘을 빼려다 손과 그립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겨선 안 된다. 그립이 견고하지 않으면 올바른 스트로크를 방해하는 경우가 발생해서다. 김주형은 “모든 골퍼의 악력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그립 강도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립을 세게 쥐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면서 적당한 힘의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