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4일 양현종 측과 만나 계약 협상에 시동
프로야구 왼손 투수 양현종(33)의 거취가 닷새 후면 결정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하는 양현종은 20일까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잔류 또는 MLB 구단 계약을 결정할 참이다.

양현종 측은 14일 KIA 구단 관계자를 만나 이번 겨울 처음으로 잔류 가능성을 염두에 둔 협상을 시작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인 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는 "20일까지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제안을 기다려 볼 참"이라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고집하지 않는 선에서 메이저리그 보장을 계약 조건으로 걸고 협상 중"이라고 15일 전했다.

최 대표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에 나선 미국 쪽 파트너에 따르면, 4∼5선발 투수가 필요한 팀은 여전히 양현종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며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비교해 메이저리그 전체 시장의 계약 진척 상황이 너무 느리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간이 변수다.

양현종에게 관심을 보이는 MLB 팀은 좀 더 시간을 두고 협상하자는 쪽인 데 반해 KIA 잔류와 내년 시즌 준비를 걱정해야 하는 양현종은 늦어도 20일까지는 결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역시 2월 1일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KIA도 양현종과의 협상을 그 전에 매듭짓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조계현 KIA 단장은 "양현종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어서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 협상에 구단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며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양현종이 KIA에 잔류할 경우를 대비해 우리도 계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KIA는 20일 이전에라도 양현종 측과 접촉하는 대로 계약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구단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원소속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한 일본인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와 양현종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스가노는 요미우리의 4년 다년 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1년 8억엔에 계약했다.

현행 KBO리그 규약상 양현종도 FA로 KIA와 1년만 계약하고 내년 이후 다시 빅리그의 문을 노크할 수도 있다.

다만, FA 권리를 신청했기에 양현종이 다시 FA 자격을 얻으려면 4년 후에나 가능하다.

1년 계약 후 KIA에서 뛰려면 양현종은 일반 계약을 해야 하고,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구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러 조건이 맞물린 터라 KIA도 양현종을 배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