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이재용 `운명의 날`…커지는 총수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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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이후 500여일 만에 내려지는 최종 선고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내걸고 `D램 신화`에 이은 `파운드리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 이재용 부회장과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은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운명이 엇갈리는 갈림길에 놓였다.
● 508일 만에 선고…운명의 날 `D-4`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오는 18일 오후 2시 5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번 선고공판은 지난 2019년 8월 29일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내린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에 파기환송 결정 이후 508일 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삼성이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개인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가 양형 조건 중 하나로 요구했던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저 스스로 준법경영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변화는 이제부터이고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하며 "회사를 선대보다 더 크고 강하게 키우는 게 최고의 효도라는 가르침"이라며 "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선처해달라"…커지는 이재용 `역할론`
공개적으로 이재용 역할론의 불씨를 당긴 것은 벤처업계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13일 신년 현안을 발표하면서 벤처와 대기업 간 상생 생태계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최근 삼성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과거와 확연히 다른 점은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라며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도 온전한 한국형 혁신벤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삼성의 오너인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영계 역시 공개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선처를 바라고 있다.
한 경영계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삼성은 기업 이상의 의미가 있고, 실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엄청나다"며 "엄중한 처벌보다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일해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지난 4일 등장했다.
자신을 교육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자유의 몸을 만들어 줘서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선처를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5만7천명을 넘었다.
● 벼랑 끝 이재용…삼성은 또 `시계제로`
재판부의 선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최후진술을 통해 밝힌 `새로운 삼성`의 운명이 달렸다. 특히 이 부회장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1위`를 위한 속도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형을 면할 경우,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기소 후 약 4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 일부를 해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 차세대 6G, 자율주행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선행기술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라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데 전념하자"고 말했다.
만약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면 삼성은 순식간에 `시계 제로`의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최근 몇 년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해 온 리더십의 공백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3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경영계 고위관계자는 "고 이건희 회장의 타계는 잊혀졌던 총수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는 계기였다."며 "올해 농사도 중요하지만, 이 부회장의 역할은 몇 년 후를 내다보고 기업을 넘어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걸맞는 사람과 기술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내걸고 `D램 신화`에 이은 `파운드리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 이재용 부회장과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은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운명이 엇갈리는 갈림길에 놓였다.
● 508일 만에 선고…운명의 날 `D-4`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오는 18일 오후 2시 5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번 선고공판은 지난 2019년 8월 29일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내린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에 파기환송 결정 이후 508일 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삼성이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개인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가 양형 조건 중 하나로 요구했던 실효적 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저 스스로 준법경영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변화는 이제부터이고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하며 "회사를 선대보다 더 크고 강하게 키우는 게 최고의 효도라는 가르침"이라며 "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선처해달라"…커지는 이재용 `역할론`
공개적으로 이재용 역할론의 불씨를 당긴 것은 벤처업계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13일 신년 현안을 발표하면서 벤처와 대기업 간 상생 생태계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최근 삼성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과거와 확연히 다른 점은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라며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도 온전한 한국형 혁신벤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선 삼성의 오너인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영계 역시 공개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선처를 바라고 있다.
한 경영계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삼성은 기업 이상의 의미가 있고, 실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엄청나다"며 "엄중한 처벌보다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일해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지난 4일 등장했다.
자신을 교육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자유의 몸을 만들어 줘서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선처를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11시 현재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5만7천명을 넘었다.
● 벼랑 끝 이재용…삼성은 또 `시계제로`
재판부의 선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최후진술을 통해 밝힌 `새로운 삼성`의 운명이 달렸다. 특히 이 부회장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1위`를 위한 속도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형을 면할 경우,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기소 후 약 4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 일부를 해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 차세대 6G, 자율주행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선행기술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라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데 전념하자"고 말했다.
만약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면 삼성은 순식간에 `시계 제로`의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최근 몇 년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해 온 리더십의 공백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3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경영계 고위관계자는 "고 이건희 회장의 타계는 잊혀졌던 총수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는 계기였다."며 "올해 농사도 중요하지만, 이 부회장의 역할은 몇 년 후를 내다보고 기업을 넘어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걸맞는 사람과 기술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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