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입국 목표로 이번 주 내로 계약 마무리 예정"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선택 기준이 1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수비보다 방망이가 우선"이라며 "포지션 상관없이 장타력으로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타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내야수 테일러 모터와 계약했다.
"흠잡을 데 없는 수비 능력을 지닌 선수"라는 키움 구단의 소개에서 읽히듯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에 방점을 둔 영입이었다.
'골든글러브 외야수'이자 '타점왕'인 제리 샌즈와 재계약에 실패한 키움은 샌즈의 이탈로 잃은 공격력을 모터의 수비력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모터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퇴출 1호의 불명예를 썼다.
키움은 모터의 대체 선수로 수비력 하나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인정받은 애디슨 러셀을 데려왔다.
모터와 러셀 모두 안정된 수비와 더불어 타격도 어느 정도는 해줄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었지만 둘 다 못 쳐도 너무 못 쳤다.
둘은 지난 시즌 도합 홈런 3개를 치는 데 그쳤다.
모터와 러셀의 장타율은 각각 0.200, 0.336에 불과했다.
키움은 지난해 팀 출루율이 0.355로 리그 4위였지만 잔루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천411개였다.
부지런히 출루하고도 '해결사'가 없어 번번이 득점에 실패한 셈이다.
러셀의 9∼10월 극심한 난조와 그로 인한 키움의 시즌 막판 순위 추락은 외국인 타자 선택 기준을 바꾸는 분기점이 됐다.
또 하나의 결정타가 있었으니 바로 간판타자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수비만 본다면 김혜성이 김하성 대신 유격수와 3루수 포지션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기대되지만 타격에서의 공백은 쉽게 채우기 어렵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138경기에 나서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장타율 0.523을 기록했다.
그가 쳐낸 홈런은 팀 전체 홈런 개수(127개)의 24%에 달했다.
장타율은 리그 12위였다.
이에 키움은 무조건 타격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수비력도 겸비하면 금상첨화지만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김 단장은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때문에 새 외국인 타자가 적어도 1월 말에는 입국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비자 발급에 드는 시간과 입국 후 2주 자가격리를 고려하면 더는 기다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주 내로 어떻게든 계약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현재 선택지가 많지 않다.
수비와 방망이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선수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한쪽으로 치우쳐야 할 것 같다"며 "우선은 방망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