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운영 대행사 신규선정 예정…배급 유지하며 시설 재투자"
국내 예술·독립영화의 배급과 상영을 지원해온 KT&G 상상마당의 영화사업 담당 직원 일부가 권고사직을 받고 상상마당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영화사업 재정비에 따라 운영을 맡아온 대행사가 결정한 인사라는 입장이지만, 영화계에서는 KT&G가 사회공헌의 일환인 영화사업 자체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G 상상마당에서 예술·독립영화의 배급과 상영을 담당해온 인력 8명 가운데 5명이 상상마당을 떠났고, 2명이 영화와 관련 없는 업무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이들은 상상마당의 영화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대행사에 소속된 인력들로 대행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화사업 업무에 남아있는 기존 인력은 1명뿐이다.

이번 인사는 그동안 상상마당 영화사업을 운영해온 대행사와 KT&G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이뤄졌다.

상상마당 영화사업은 KT&G가 자금을 일부 지원하고, 대행사가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KT&G는 최근 3∼4년간 영화관인 상상마당시네마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해당 공간에 대한 변화 모색이 필요해져, 대행사 선정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T&G 관계자는 "신규업체 입찰을 진행할 때 기존 영화사업 관련 인력 활용을 제안하는 등 신규업체와 기존 운영진들의 노하우가 적절히 조화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영화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KT&G 상상마당의 영화사업 축소 논란이 불거졌다.

상업성이 떨어지는 예술·독립영화의 배급과 상영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매년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상상마당시네마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월부터 운영을 잠정 중단하자 영화계에서는 KT&G가 시네마가 폐관하고, 영화사업을 접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이에 우문기, 이소현, 강유가람 등 상상마당을 통해 작품을 배급했던 감독 18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상마당시네마를 지켜주세요'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KT&G 측은 영화사업 축소 논란에 대해 위기를 맞은 영화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공간 활용 등을 모색할 뿐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KT&G 관계자는 "상상마당 개관 초기부터 10여 년간 시설·장비 투자, 공간 지원 등 운영비용 약 30억원을 투입해 독립영화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며 "상상마당시네마는 영화산업이 축소되는 위기에도 해당 공간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상영중심 공간에서 '대화가 있는 영화관'으로 변화하는 등 독립영화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류 공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의 배급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설 재투자, 독립영화 관련 전문업체 발굴 등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