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자가 외화증권에 투자하는 금액이 5년만에 3배로 뛰었다. 테슬라와 애플 등 미국 기술주 투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일반법인과 개인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66조3900억원(600억달러)을 돌파했다. 지난해 48조2434억원(436억달러)보다 37.3% 늘어났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5년 24조2323억원(219억달러)에서 5년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221조5213억원(2002억달러)로 지난해 보다 16.9% 증가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테슬라와 애플 등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외화증권 투자가 늘어나며 원달러 환율도 보다 안정됐다. 과거에는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매수에 따라 달러 환율이 요동쳤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면 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팔면 환율이 올라갔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상당 부분 상쇄됐다”며 “국내증권에 투자하는 외국인과 외화증권에 투자하는 내국인의 달러 수급은 보통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탁결제원은 전 세계 40개 시장에서 외화증권 투자 서비스 제공한다. 유로클리어, 클리어스트림, 시티뱅크, HSBC, 미래에셋 브라질 등 6개 보관기관을 선임해 외화증권을 보관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향후 현 40개 국가 이상으로 24시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를 보완하고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