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낀 채 좁은 전동차서 `벌벌`…김포도시철도 `공포의 1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퇴근 시간대 갑자기 멈춰선 수도권 도시철도 전동차에 승객 200명이 한꺼번에 갇혔다.

마스크를 낀 채 좁은 전동차 안에서 1시간 동안 갇힌 승객들은 도시철도 운영사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포도시철도 전동차가 멈춰선 시각은 이날 오후 6시 35분이다.

퇴근 시간대인데다 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과 경기 김포한강신도시를 오가는 전동차여서 승객 200명이 빼곡하게 타고 있었다.

김포공항역을 출발해 고촌역으로 향하던 전동차는 2분 정도 지났을 무렵 갑자기 비상제동 후 멈췄다. 김포공항역에서 2㎞ 떨어진 선로 한 가운데였다.

전동차 내부 전등이 꺼지고 비상등이 켜지자 승객들은 더 당황해 우왕좌왕했다.

고촌역으로 먼저 운행한 이 전동차가 멈춰서자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200명을 태우고 뒤따라 출발한 또 다른 전동차도 선로 위에 정차했다.

승객 400명은 선로 중간에 멈춰 선 전동차 2대에 1시간동안 갇힌 채 공포에 떨어야 했다.

가뜩이나 좁은 전동차 안에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갇히다 보니 일부 승객은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마스크 낀 채 좁은 전동차서 `벌벌`…김포도시철도 `공포의 1시간`
사고 전동차에서 한 승객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자 다른 승객들이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었다.

이 전동차에 탔던 한 승객은 "호흡 곤란 환자가 발생하자 다른 승객들이 여기저기에 신고를 했고 `고촌역으로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제야 승객들은 상하행선 양쪽 선로 가운데에 설치된 대피로를 걸어서 2㎞ 떨어진 고촌역으로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승객들은 수도권에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는 상황인데도 도시철도 운영사가 발 빠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승객은 "전동차 안에서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통로까지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보니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너무 불안했다"며 "대피시키는데 왜 1시간이나 걸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포골드라인은 모든 승객이 대피로에서 빠져나간 오후 8시 10분부터 선로 확인 작업을 벌였고 사고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9시 45분께 모든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사고 전동차는 뒤에 있는 다른 전동차로 밀어 종착역인 양촌역 인근 김포한강 차량기지로 옮겼다.

김포골드라인은 장애 발생 후 비상 제동장치가 작동해 전동차가 멈췄다며 정확한 고장 원인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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