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8년 만에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올려놓은 윤빛가람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보상받았다.
울산이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제압하고 우승한 뒤 AFC는 대회 MVP로 윤빛가람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울산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중심축 구실을 했다"는 AFC의 설명처럼 윤빛가람은 울산이 이번 대회에서 10경기 연속 무패(9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울산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정규리그에서 전북 현대에 막판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올해 FA컵에서도 결승에서 전북에 져 우승컵을 내줘 이번 대회를 어렵게 시작했다.
선수들의 동기 부여부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울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대회를 카타르에 모여 재개한 후 첫 경기였던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윤빛가람의 두 골을 앞세워 3-1로 완승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했다.
윤빛가람은 상하이전 승리 후 "올해는 특히 아쉬움이 더 많았다'면서 "그래서 이번 ACL에선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대회를 뛰어볼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좋은 추억을 더 남기고 싶다"고 했다.
FC 도쿄(일본)와의 조별리그 5차전에서도 윤빛가람이 두 골을 넣은 덕분에 울산은 2-1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결국 울산은 대회 재개 후 5연승으로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고 이후 연승 행진을 이어가 결국 정상까지 밟았다.
윤빛가람은 카타르에 온 뒤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울산은 페르세폴리스와 결승에서도 선제골을 얻어맞은 뒤 윤빛가람이 페널티킥을 유도한 덕분에 빠르게 균형을 되찾아 결국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윤빛가람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힘든 상황을 극복해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정말 이런 찬스는 다시 없을 거로 생각해서 우승하고 싶었다.
너무 간절했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가 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윤빛가람은 2020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눈물을 흘렸던 울산은 넓은 시야와 창조성 넘치는 플레이로 국내 선수 중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윤빛가람이 우승 한풀이를 도울 거라 기대했다.
비록 올해도 두 번의 준우승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그 기대는 현실이 됐다.
국가대표로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 참가해 연장 혈투를 벌인 이란과 8강전에서 결승 골을 넣어 1-0 승리의 주역이 됐던 윤빛가람은 카타르에서 이란을 상대로 기분 좋은 추억 하나를 더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