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가수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통해 ‘덧없이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이별을 반복하는 인생의 허무함’을 전했다. 좌충우돌의 이십 대를 지나 서른 즈음이 되면 조금씩 인생의 쓴맛을 알아간다는 진리를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1994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요즘도 서른 즈음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노래방 애창곡이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여러모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는 인생의 분기점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독일에서는 <30살까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30가지 (30 Dinge, die du mit 30 nicht erreicht haben musst)>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인터넷 서점에는 “이건 정말 내 얘기다”, “해방감이 느껴진다. 정말 필요했던 책이다”, “무조건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등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결혼, 주거 문제 해결, 멋진 직업과 경력, 출산과 육아 그리고 세계 여행 등 서른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 아파져 온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누가 정한 걸까? 이 목록은 정말 믿을만한 것들인가? 책에는 서른 즈음에 느낄법한 각종 압박감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티 체크리스트(Anti-Check List)’가 소개된다. ‘해야 할 일’이 아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자유롭고 자기 주도적인 인생을 향한 30가지 선언문이자 만트라(Mantra)가 펼쳐진다. <30살까지 꼭 하지 않아도 되는 30가지>는 저널리즘과 뉴미디어를 전공하고
휴대폰 저장장치와 클라우드에 기억을 ‘외주’ 맡기는 시대다. 예쁜 풍경, 좋아하는 가수가 콘서트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아이들의 재롱까지 모두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로 바뀌어 저장된다. 하지만 다시 잘 들춰보지도 않는 그 장면들이 정말 온전한 내 기억일까. 미디어아트 작가인 이예승(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 교수)은 서울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다락: 기억·구름·신기루’를 통해 이런 생각을 일깨운다.전시장 입구에는 색색의 실이 놓였다. 관객은 그중 한 가닥을 잘라 손에 쥐고 안으로 들어선다. 시골집 천장 밑의 어두운 다락을 재현한 공간이 펼쳐진다. 우연히 다락에 발을 들였을 때의 호기심과 약간의 두려움, 설렘이 뒤섞인 복잡한 그 느낌. 어두운 공간에서 낯선 물건들이 불러일으키는 감각은 어딘가 비현실적이다. 작가에게 ‘다락’은 이처럼 잊었던 기분과 감각, 기억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다.다락에 쌓인 기억은 저장장치나 서버의 클라우드 속 데이터와는 다르다. 모습이 명백한 사진이나 동영상과 달리 존재감조차 희미하다. 하지만 그곳에 얽힌 기억은 분명 실제로 존재한다. 작가는 이 사실을 체험시키기 위해 전시장에 할머니 댁의 다락방을 재현해 뒀다. 그래서 전시장 한쪽 벽 뒤 수납장에는 작가의 할머니가 쓰던 자수 틀, 지붕 위에 내려앉아 지저귀던 새들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AI 생성 이미지, 작가가 언젠가 시골집에서 만졌던 닭벼슬의 낯설고도 놀라운 감촉을 떠올리게 하는 3D 프린팅 조각 같은 것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관객은 이 공간을 자유롭게 누비며 살펴볼 수 있다. 바닥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커
토니상 6관왕을 거머쥐며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은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30일 10주년 기념 공연의 막을 올린다.제작사 NHN링크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이날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린다고 밝혔다.'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반딧불이, 종이컵 전화기와 같은 아날로그 감성의 소품과 서정적인 멜로디의 노래가 작품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공연계에서 '윌휴 콤비'로 잘 알려진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대표작이다. 2016년 초연 이후 지난해 5번째 시즌까지 매 시즌 평균 관객 평점 9.8점, 유료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지 1년도 안 된 지난 6월에는 토니상 작품상과 극본상, 작곡·작사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관왕을 석권하며 K뮤지컬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올해는 기존 350석에서 550석으로 극장 규모가 커지며 두 로봇의 공간이 더 섬세하게 구현될 예정이다. 손지은 연출은 "더 넓어진 무대에 새로운 시선과 해석을 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객의 공감과 감동을 끌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출연진도 화려하다. 2016년 초연에 출연한 올리버 역 김재범, 클레어 역 전미도와 최수진, 제임스 역 고훈정이 특별 출연을 확정했다. 2018년 재연에 출연한 올리버 역 전성우와 클레어 역 박지연, 2021년 사연에 출연한 올리버 역 신성민, 2024년 오연에 출연한 클레어 역 박진주와 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