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 활황에 국내 증권업계가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은행권에 이어 불안한 대내외 환경과 비대면 영업이 가속화된 데 따른 건데요.

연말에 이어 내년에도 지점 통폐합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월말 기준 전체 증권사 국내 지점(영업소 포함) 수는 986개.

지난해 같은 기간(1,046개)과 비교하면 60개(-5.7%)나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9월말까지 증권업계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점 통폐합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가운데 지점 통폐합 작업에 가장 속도를 내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입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119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만 5개 영업점을 줄인 결과입니다.

그리고 올해 연말 3개의 점포를 추가로 더 줄이면 지점 수는 116개로 줄어들게 됩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다른 대형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소형 증권사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신영증권이 올해 들어 3개의 지점을 통폐합했고, 대신증권은 이번달 말 1개의 지점을 다른 지점과 통합할 예정입니다.

비대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과 불안한 대내외 환경이 지점 통폐합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점 방문 대신 스마트폰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데다,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비용 효율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일부 증권사의 지점 통폐합이 증권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공개적으로 희망퇴직 절차에 나선 증권사는 없지만, 최근 유안타증권처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전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자연스레 인력 감축 과정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증권사의 실적 호조에도) 인력을 줄이려는 노력, 구조조정을 진행할 필요성,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인정이 될 것 같습니다. 지점에 대한 통폐합 작업들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역대 최대` 실적 행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국내 증권사들.

대내외 변수와 함께 증권업계의 영업 트렌드가 비대면으로 변화하는 만큼, 지점 통폐합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은행 전철밟는 증권사…"불확실성·코로나 영향"
박승원기자 magun122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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