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강남 3구' 의원·구청장 다수…"선거 초반 현상"

류미나 이동환 = 국민의힘 서울시장 주자들은 부동산에 '올인' 중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핵심에 결국 부동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일찌감치 민심을 파고들기 위한 포석이다.

14일 현재 출마를 확정한 주자 면면을 보면 상당수가 소위 실물경제 전문가들로 "집값을 잡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당내에선 서민과 중산층을 포섭하기 위해선 결국 '강남스타일 '극복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종구 이혜훈 전 의원은 각각 강남갑과 서초갑에서 3선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 강남권 밖으로 지역구를 옮겼다가 고배를 마신 공통점이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도 '강남권 전문가'에 가까운 이미지다.

현재로서는 도봉 표밭을 다졌던 김선동 전 사무총장 정도가 유일한 비(非) 강남 인사다.

초선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윤희숙(서초갑) 김웅(송파갑) 의원,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밝힌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까지 강남권이 강세다.

집주소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집값 폭등에 좌절하는 '1천만 서울시민'을 다독이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강남 3구'에 쏠려있다는 점은 부동산 민심에 소구력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전역의 중산층과 저소득층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현장 눈높이'에서 아무래도 온도차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주자들도 이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기회가 있을 때마다 "7년 서초구민인 동시에 40년 서울시민"(조은희) "강북, 강남을 모두 지역구로 경험한 정치인"(이혜훈)이라며 '균형 발전'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이런 지역구분이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당선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은 주자 개개인의 인지도와 진정성 있는 공약이라는 주장이다.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나 전 의원은 중구와 동작을 지역구 출신이고, 현재 거주지는 용산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00년 강남을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시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종로와 광진에서 주로 활동했다.

노원에서 지역기반을 다졌던 안철수 대표가 합류한다면 이른바 '도노강'(도봉·노원·강북) 대표 주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당 관계자는 "민생에 여야가 없듯이 부동산에서도 강남·북이 따로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서 비롯된 주거 혼란을 바로잡을 후보를 내겠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