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상대로 0-3이 아닌 2-3으로 진 건, 의미 있어"
'첫 연패' 이상열 감독 "내가 얼음물에 입수라도 해야 하나"
"제가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 깨고 입수하면, 달라질까요.

"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연패를 당한 이상열(55) KB손해보험 감독이 고민을 담아 농담을 던졌다.

KB손보는 12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홈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2-3(21-25 27-25 23-25 33-30 10-15)으로 패했다.

8일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던 KB손보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연패에 빠졌다.

이상열 감독은 "오늘은 대한항공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라며 "마른 수건을 짤 수도 없고…. 지금 더 훈련을 시키는 것도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하고 있다"고 했다.

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이번 KB손보는 무척 잘하고 있다.

KB손보는 이날까지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5번만 패했다.

승점 29(10승 5패)로 대한항공(승점 30·11승 4패)에 이어 2위를 달린다.

지난 시즌 KB손보는 1라운드에서 이미 5패(1승)째를 당했다.

하위권을 맴돌던 KB손보는 이상열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인 2020-2021시즌, 새 외국인 공격수 노우모리 케이타와 함께 비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 엄청난 속도로 승수를 쌓은 덕에, 이번 연패가 더 주목받는 '기이한 현상'도 겪는다.

'첫 연패' 이상열 감독 "내가 얼음물에 입수라도 해야 하나"
이상열 감독은 "팬과 구단이 패배를 아쉬워하는 건 당연하다.

현장도 승리를 원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며 "우리가 시즌 초에 정말 좋은 결과를 냈다.

그 이상의 것을 해야 그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데 현 상황에서는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기도 어렵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상황에서 감독이 뭔가를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나도 마음이 아프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훈련을 정말 더 할 수 없을 만큼 열심히 했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어야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내가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을 깨고 입수하는 장면을 찍어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면 동기부여가 될까"라고 특유의 농담으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외부에서도 'KB손보는 올 시즌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날도 대한항공과 풀 세트 접전을 펼쳐 승점 1을 얻었다.

이상열 감독은 "0-3으로 질 수도 있는 경기에서 2-3까지 버틴 건, 그래도 의미 있지 않은가.

우리 팀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실제로 KB손보는 경기력, 성과 모두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