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길' 장관인 자은도
보랏빛 섬 박지도 '인증샷 성지'
동백파마벽화로 널리 알려진 암태도
벽화 주인공인 손 할머니는 그림 작업이 시작됐을 때 ‘남사스럽다’며 지우고 싶어 했지만 주변 반응이 좋아 그냥 뒀다고 한다. 문 할아버지의 동백은 할머니 벽화 위에 핀 파마머리와 비슷한 크기의 동백을 구하기 어려워 제주도까지 가서 구해왔다고 한다.
암태도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섬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농민항쟁인 ‘암태도 소작쟁의’로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1923년 벌어진 암태도 소작쟁의는 인근 섬인 자은도,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까지 번졌다. 바다를 건너 뭍에까지 들불처럼 번져 농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암태도는 매향비도 유명하다. 향나무를 묻은 곳에 서 있는 매향비는 장고리에서 동쪽으로 2㎞ 떨어진 바닷가에 서 있다. 향나무를 묻고 1000년 뒤 다시 떠오른 향나무로 향을 피우면 미륵이 출현한다고 한다.
신안 최고의 풍경 자랑하는 자은도
자은도는 해양수산부가 전국 해안에 만든 해안누리길의 일부인 ‘해넘이길’이다. 해넘이길은 송산마을에서 한운마을을 거쳐 두모마을까지 12㎞ 정도 이어진다. 그중 압권은 한운마을에서 둔장마을에 이르는 4.8㎞의 해안길이다. 걷는 내내 바다를 볼 수 있는 길은 한적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자은도에서 특히 매력적인 해변은 백길해변. 갯벌이 발달한 다른 섬과 달리 백길해변은 백사장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갯바위 낚시터도 많아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캠핑족이 즐겨 찾는 곳이다. 분계해변은 특히 송림이 일품이다. 이곳 소나무들은 조선시대부터 방풍림으로 심은 것인데, 여인의 모습을 닮아 여인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랏빛 향기가 넘실대는 박지도
안좌도 남쪽 끝인 두리마을에서 박지도로 향하는 길은 온통 보랏빛 향기가 가득하다. 예전에는 박지도로 가려면 배를 타야 했는데 2011년 길이 547m의 퍼플교가 완공돼 걸어갈 수 있게 됐다. 퍼플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다리가 온통 보라색이다.
섬에 들어서면 보랏빛 천국이란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눈에 보이는 모든 색채가 보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섬에 보라가 상륙한 것은 사실 꽃의 영향이 크다. 라벤더나 수국 등이 탐스럽게 피면서 보라로 주제를 정해 온 마을에 색을 입혔다. 이 때문에 마을 곳곳이 인증샷 성지가 됐다. 물이 빠지고 개펄이 드러나면 짱뚱어 등 온갖 생명을 관찰할 수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보기에도 좋다.
신안=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