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큰 기업 500억∼600억원 규모 손실
기업 "환율 변동 예측치 벗어난 수준 피해 불가피"
코로나 힘든데 부산 수출기업 환율 하락 타격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 이하로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부산지역 수출기업들의 영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은 이제 환차손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1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주요 수출 기업을 상대로 한 조사를 보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환율 하락으로 인한 영업 외 손실이 생기고 있다.

구체적인 손실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피해가 큰 기업은 500억∼600억원 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전자장비를 생산하는 A 사는 "코로나19로 한때 공장 가동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대금 손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선기자재 B 사는 전체 매출 400억원에서 수출 비중이 40∼50% 차지하는 기업으로 올해 코로나19로 해외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B 사는 원·달러 환율 1천200원대에서 계약한 물량이 최근 1천100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하고 있다.

C 사는 "올해 매출을 3천억원 수준으로 예측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환율 변동은 예측치를 벗어난 수준이라 피해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 힘든데 부산 수출기업 환율 하락 타격
수출 비중이 60% 수준인 철강회사 D사는 "해상 운송료가 배가량 올라 어려움이 많은데 환율 하락까지 겹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환율 하락에 대비해 헤지를 이용하기도 했으나, 환율이 이렇게 빨리 떨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기계장비회사 E 사는 "이번 환율 변동으로 15억∼20억원 피해가 예상된다"며 "외부 자금조달이 힘들어 원가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기계장비회사는 "1천100원이던 환율이 1천70원으로 하락하면서 영업 외 손실이 1억2천만원 발생했다"며 "기존 수주계약을 원화 계약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