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호투에 나도 놀라워…긴장감 이겨낸 게 비결"
'깜짝 활약' 두산 김민규 "KS서 재등판 가능…어깨 덜 뭉쳤다"
두산 베어스의 3년 차 우완투수 김민규(21)는 2020년 가을이 평생 기억에 남을 듯하다.

그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4차전 kt wiz와 경기에 1회 구원 등판해 5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18일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선 5-4로 쫓긴 9회 1사 1, 2루에 구원 등판해 천금 같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21일 NC와 KS 4차전에선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끊었다.

불펜과 마무리, 선발 등 갖가지 보직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2018년과 2019년 정규시즌에서 각각 1경기 등판에 그친 햇병아리 같지 않았다.

김민규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S 5차전 NC와 경기를 앞두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은 나조차도 믿기지 않는다"며 "주변 사람들도 엄청 놀라워하더라. 연락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호투의 비결을 묻는 말에 "경험이 쌓이면서 긴장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이제는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 밖에서) 친구들을 만날 땐 잘 웃는데, 마운드에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김민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KS 무대에서 선발 등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캐치볼 훈련을 했는데, 어깨가 많이 뭉치지 않았더라"며 "또 등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시즌 때도 여러 가지 보직을 맡은 만큼 불펜과 마무리, 선발을 가리지 않고 다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속이 빠르지 않은 편이라 마무리보다는 선발 보직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앞으로 선발 투수로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올 시즌 이후의 목표도 잡았다.

그는 보완점을 묻는 말에 "느린 변화구를 추가하고 구속을 시속 3∼4㎞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S 4차전에서 생각보다 이른 타이밍(5⅓이닝 투구 수 71개)에 내려왔다는 지적엔 "힘이 떨어진 상태였고, 포수 박세혁 형의 의견도 비슷했다"며 "다음 상대 타자가 나성범이라 힘 싸움에서 불펜 투수가 막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 팀도 젊은 투수(송명기·20)가 선발 등판했는데, 내가 좀 더 잘 던지고 싶었다"라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