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관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유래 치료제를 투여한 뒤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치료 효능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2일 테라크노시스연구센터 김광명·윤홍열 박사팀이 ㈜T&R Biofab 문성환 박사팀과 공동연구로 혈관내피 전구세포의 체내 이식 후 초기 분포·이동을 형광 영상으로 추적, 혈관내피 전구세포 분포에 따라 치료 효능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식습관 변화와 흡연, 음주 등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이 증가하면서 피가 잘 공급되지 않아 발끝이 썩어들어가는 중증하지혈 같은 허혈성 혈관질환 고위험군이 늘고 있다.
또 이런 허혈성 혈관질환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새 혈관을 형성하는 줄기세포인 '혈관내피 전구세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혈관내피 전구세포는 투여 후 허혈성 질환 부위 등 혈관 형성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해 혈관 내피세포로 분화하거나 혈관 형성을 돕는 인자를 방출해 혈관 재생을 유도하기 때문에 허혈성 질환 등 혈관 관련된 질환 세포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혈관내피 전구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의 효과는 체내 투여 후 세포 생존 여부, 치료 부위 이동 등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현재로서는 세포의 움직임 관찰이나 이를 통한 치료 효과 예측이 어려워 치료제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 유래 혈관내피 전구세포를 화학 처리해 세포 표면에 근적외선을 받으면 형광을 내는 물질을 결합하고, 이를 체내 투여한 뒤 움직임을 형광분자단층촬영(FMT)으로 실시간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은 형광물질이 부착된 혈관내피 전구세포를 중증하지허혈질환에 걸린 쥐의 허벅다리에 투여하고 28일 동안 형광 영상으로 추적해 세포의 체내 움직임을 확인하고 레이저 측정을 통해 혈류가 복원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투여된 혈관내피 전구세포는 허혈성 질환이 발생한 조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세포치료제 이식 초기에 혈관내피 전구세포가 어떤 형태를 띠는지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된 혈관내피 전구세포가 응축된 '둥근 모양'을 이룬 경우와 널리 퍼진 '확장된 모양'을 이룬 경우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 '둥근 모양' 실험군에서 세포가 더 잘 이동하고 치료 효능이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투여된 혈관내피 전구세포가 허혈성 질환 부위 등에서 분비되는 케모카인(저분자 단백질)과 작용해 응축된 '둥근 모양'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며 치료 초기의 혈관내피 전구세포 형태를 통해 앞으로의 치료 효능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명 박사는 "초기에 이식된 세포치료제의 형태 및 초기 변화를 실시간 관찰하는 이 기술이 혈관내피 전구세포를 이용한 허혈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혈관내피 전구세포에 허혈성 질환 분위를 찾아가는 케모카인 나노입자를 결합해 치료제를 개발한 연구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생체재료'(Bio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