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다빈도 이용자 10명 분석…"일부 과다 이용에 가입자 부담↑"
실손보험 개편만으로는 효과 미흡…"정부가 비급여 관리 나서야"

위염·요통에 연 820회 진료…의료 '과소비'에 병드는 실손보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60대 여성 A는 위염증세(상세불명 위염), 허리·무릎부위 염좌와 긴장으로 수시로 병의원을 찾았다.

염좌는 근육과 인대 같은 결합조직이 '비끗'하는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움직임에 손상돼 통증을 느끼는 증세다.

이러한 경증질환으로 지난해 A씨가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무려 824회, 보험사로부터 타 간 실손보험 보험금은 2천986만원이나 된다.

30대 남성 B는 발목, 허리·골반의 염좌와 긴장을 이유로 687회나 외래 진료를 받았다.

지급된 보험금은 2천936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손목관절 주위 염증, 근막염, 요통으로 291회나 외래 진료를 받은 60대 남성 C는 보험금 3천576만원을 받았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4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 1천460만명 가운데 지난해 외래진료 횟수 상위 10명의 연간 평균 진료 횟수는 492회, 보험금 수령액은 2천64만원으로 나타났다.

월 보험료는 가입한 실손보험의 유형과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30대는 1만∼2만원대, 70대는 3만∼12만원대를 부담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1년에 수백회 진료를 받고 많게는 수천만원씩 보험금을 타갔지만 주요 진단명은 경증 근골격계질환, 위염 증세, 감기 등으로 심각한 질환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의 과도한 병의원 이용이 실손보험의 재정을 압박하고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키운다는 사실이 외래 다빈도 이용자 분석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표] 2019년 4대 손해보험사 실손보험 가입자 중 외래 이용빈도 상위 10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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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자 │ 보험금 │외래횟수│ 주요 진단명 │
│ │ (천원) │ (회) │ (한국표준질병분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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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 A │ 29,859│ 824│- 상세불명 위염 │
│ │ │ │- 요추 염좌·긴장 │
│ │ │ │- 무릎의 기타·상세불명 부분 염좌·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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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B │ 29,361│ 687│- 발목의 상세불명부위 염좌·긴장 │
│ │ │ │- 요추·골반의 기타·상세불명부위 염좌·│
│ │ │ │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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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C │ 35,757│ 291│- 손목의 관절주위염 │
│ │ │ │- 상세불명의 근막염 │
│ │ │ │- 요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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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 D │ 28,107│ 471│- 요추의 염좌·긴장 │
│ │ │ │- 어깨관절 염좌·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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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여성 E │ 12,290│ 440│- 경추의 염좌·긴장 │
│ │ │ │- 요추의 염좌·긴장 │
│ │ │ │- 발목의 상세불명 부분의 염좌·긴장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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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F │ 9,023│ 368│- 경추 염좌·긴장, │
│ │ │ │- 어깨관절 염좌·긴장 │
│ │ │ │- 발목 기타부분 염좌·긴장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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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 G │ 25,891│ 339│- 상세불명 측부인대 염좌·긴장 │
│ │ │ │- 무릎의 기타·상세불명부분 염좌·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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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 H │ 9,966│ 317│- 요추·골반 기타·상세불명부분의 염좌·│
│ │ │ │긴장 │
│ │ │ │- 어깨부분 관절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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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I │ 10,338│ 307│- 급성 비인두염(감기) │
│ │ │ │- 달리 분류되지 않은 기타 연조직장애 │
│ │ │ │- 등 통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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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J │ 16,390│ 300│- 요추의 염좌·긴장 │
│ │ │ │- 상세불명 신체부위의 표재성 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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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4대 손해보험 각사 자료 취합

◇ 100만원 이상 청구자는 2∼3%뿐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매년 전체 가입자 중 31% 정도만 외래진료 보험금을 청구하고, 9.5%만 입원진료 보험금을 청구했다.

연간 100만원 이상 청구자는 전체 가입자의 2∼3%에 그쳤다.

보험업계와 전문가들은 비급여(건강보험 비적용) 의료비를 실손보험 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특히 의원급 비급여 의료는 엄격한 통제를 받지 않는다.

9월 보험연구원 '최근 실손의료보험 청구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17년부터 작년까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로 고가 진단·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되면서 입원비,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진단료 등은 증가세가 주춤하거나 감소세로 전환한 데 비해 외래 재활·물리치료와 주사료 등 비급여 항목은 의원급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상급종합병원의 실손 청구 비급여 진료비는 연평균 3.4%씩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 의원의 비급여는 3년 전보다 79.7%가 늘었다.

위염·요통에 연 820회 진료…의료 '과소비'에 병드는 실손보험
◇ 당국 다음달 초 '4세대 실손' 구조 발표
의료 이용량 증가로 실손보험 손해율(보험금 지출/위험보험료)은 130%를 넘었고, 지난해 손해보험업계는 실손보험에서만 2조원 넘게 손실을 봤다.

금융당국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할인하는 구조로 실손보험 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4세대 실손보험' 구조는 다음달 초 발표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그러나 약 3천500만명에 이르는 기존 가입자에게는 새 상품구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제도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무리 많은 재원을 투입해 국민의 의료보장성을 강화해도 실손보험을 겨냥한 비급여가 계속 늘면 보장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비급여 의료 관리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