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횡령은 실권 쥐고 있던 김봉현 단독 범행"
이강세, 또 김봉현 증인 신청…"진술 신빙성 흔들려"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투자를 받은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에서 김봉현 전 회장과 함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김 전 회장을 증인으로 재차 신청했다.

이 대표 측은 1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봉현과 다른 증인들의 법정 진술이 계속 상충하고 있다"며 "사실 규명을 위해 증인신문을 다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 192억원을 횡령하고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 일정을 늦춰주겠다며 김 전 회장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이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에서 자신이 자금 집행에 관한 결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으며, 횡령은 회사의 실권을 쥐고 있던 김 전 회장이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수석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 예정이라고 말하면 조사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원론적인 조언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의 모든 혐의에서 핵심 증거는 김봉현의 진술인데, 재판을 거듭할수록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봉현은 지난번 법정 증언 이후 검찰 압박수사로 일부 진술을 강요했다는 폭로를 하는 등 사정 변경이 생겼다"며 "재차 법정에 불러 진술 내용에 변함이 없는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천만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후 그는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 등에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진술을 한 것은 검찰의 회유 때문이며, 실제로는 정치인들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도 이날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도 앞선 조사에서 검찰의 회유를 받아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를 봤다고 진술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했다"며 "김봉현이 돈을 건네는 것을 직접 본 적은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스타모빌리티에서 공시 관련 업무를 했던 직원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회사의 실제 소유자는 김봉현 전 회장"이라면서도 "이강세 대표 역시 아침 회의에 참석하며 중요 사안을 보고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김 전 회장은 이강세 대표가 광주 출신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좋은 스토리 감'이라고 했다"며 "이번 일이 사건화되면 검찰에서 이 부분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강세, 또 김봉현 증인 신청…"진술 신빙성 흔들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