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 "김경수, 억울한 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총 5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에 대한 내용 1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대한 내용 1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내용 1건 △정부의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에 대한 내용 1건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판에 대한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유리했던 자신들의 상황을 강조하며 김경수 지사가 댓글 조작을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다음은 민주당 논평입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 포털사이트 로그 기록, 댓글 조작 프로그램 개발기록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전문가의 검증도 없었고,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시연이 있었다는 날의 구체적인 동선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범행의 동기 면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유리한 대선에서 당시 현역의원이 외부의 제3자에게 불법적인 댓글 조작을 부탁하면서 무리한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있었겠는가 하는 합리적인 의문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범죄의 가능성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는 없습니다. 드루킹이 본인의 형량을 낮추기 위하여 김경수 지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고, 드루킹이 수감 중 변호인을 통해 공범들과 진술을 짜 맞춘 사실이 확인되었으므로, 그러한 드루킹의 진술을 근거로 하는 유죄의 선고는 신중해야 합니다. 억울한 한 사람의 국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추천 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추천 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추미애 이성 잃는데 文 뭐하나"

국민의힘은 총 4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고 전태일 열사 50주기에 대한 내용 1건 △월성1호기와 탈원전 정책에 대한 내용 1건 △환율 하락세에 대한 내용 1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비판 1건 등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장관이 현재 이성을 잃고 있다고 규정하며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요. 다음은 민주당 논평입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 : 비밀번호 해제를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비밀번호 자백법’을 제정하라는 추미애 장관은 이성을 잃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장관의 반인권적 조치에 한마디 언급이 없다. 무법 장관의 폭주를 이대로 눈감아주는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나라를 꿈꾸는가?

청와대 개각대상에서 추미애 장관이 제외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는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은 더 지체되기 전에 법란의 사태를 정리해 달라.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윤석열 장모에 대한 봐주기 있어선 안 돼"

정의당은 총 10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고 전태일 열사 50주기에 대한 내용 1건 △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내용 1건 △국민의힘과 여성 가산점 폐지에 대한 내용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시위 1년에 대한 내용 1건 △n번방 집행유예에 대한 내용 1건 △윤석열 총장 가족 수사에 대한 내용 1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미온적인 민주당에 대한 내용 1건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내용 1건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인 조달청의 홍보 만화에 대한 내용 1건 △중소기업의 주 52시간 전면 적용을 연기를 주장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

검찰은 지난 12일 윤석열 총장 장모인 최 모씨를 소환조사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의당은 '사위무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다음은 정의당 논평입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 : 최씨는 요양병원 공동이사장으로 요양급여 22억원을 불법 수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건의 정황과 증거가 분명하고, 더욱이 함께 운영에 참여했던 이들은 모두 법의 처벌을 받았으나 최씨는 소위 ‘책임면제각서’ 한 장으로 모든 수사에서 제외된 사건입니다. 국민적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욱이 사문서위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전시회 협찬 의혹 등 그동안 최씨를 비롯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가와 관련된 사건들이 차고 넘치지만, 지금껏 어느 하나 제대로 수사를 받은 것도, 법의 단죄를 받은 것도 없습니다.

검찰총장 사위 찬스에 이어 이제는 유검무죄라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입니다. 과연 법 앞에 평등하다는 만 명 중에서도 1%의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아닌지 그저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당 "추미애 유임 방침, 올해 소식 중 가장 슬퍼"

국민의당은 총 2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고 전태일 열사 50주기에 대한 내용 1건 △추미애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 1건 등이었습니다. 국민의당은 추미애 장관이 올 연말 개각에서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청와대의 방침에 올해 들려온 소식 가운데 가장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는데요. 다음은 국민의당 논평입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 : 언제까지 우리 국민들은 추미애 장관을 감내해야 하는가. 하다 하다 이제는 특정 개인을 타깃으로 하여 '휴대폰 비밀번호 강제 해지법'까지 검토하고 있는 추미애 장관의 폭주는 이미 스스로도 멈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자진사퇴는 희망 사항이니 여야가 결단하여 탄핵소추를 결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민주당에 티끌 같은 상식이 아직 남아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추 장관에게 임마뉴엘 칸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한다. 실천이성비판에서 칸트는 "너의 의지의 준칙이 항상 보편적 법칙의 원리 수립에 타당하게 행동하라"라고 언급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검찰개혁 의지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법의 원칙과 정당성에 부합을 하고 있는지 이번 주말 떨어지는 추(秋)풍낙엽을 보며 숙고해보기 바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