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막판 부진 떨치고 플레이오프 2차전 2⅓이닝 무실점 호투
홍건희, 두산의 확실한 필승조로…"심기일전했죠"(종합)
홍건희(28·두산 베어스)가 '긴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투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올해 6월 7일 트레이드로 영입한 홍건희가 '포스트시즌 강자' 두산의 멤버로 확실하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홍건희는 10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4-1로 앞선 6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2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날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2⅔이닝(5피안타 1실점)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 긴 이닝을 소화할 중간 계투가 필요했다.

박치국이 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홍건희가 2⅓이닝을 던지면서 두산은 불펜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이날 홍건희는 6회말 2사 1루에서 심우준을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로 압박한 뒤, 시속 131㎞ 슬라이더로 균형을 무너뜨려 1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홍건희, 두산의 확실한 필승조로…"심기일전했죠"(종합)
쾌투가 이어졌다.

홍건희는 7회를 타격 부문 4관왕(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멜 로하스 주니어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삼자 범퇴로 막았고 8회도 3타자만 상대하고 이닝을 끝냈다.

홍건희가 8회까지 책임진 덕에, 전날 공 31개를 던진 두산 마무리 이영하는 9회 한 이닝만 소화했다.

두산은 지난 6월 7일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를 단행, '주전급 백업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는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면서 홍건희를 영입했다.

그만큼 불펜진 강화가 절실했다.

류지혁을 떠나보내는 구단, 팬들의 아쉬움은 컸다.

잘 던지던 홍건희가 10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하자 "포스트시즌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홍건희는 정규시즌 kt전에서 5경기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건희는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노리는 두산에 홍건희는 다시 꼭 필요한 투수로 부상했다.

홍건희, 두산의 확실한 필승조로…"심기일전했죠"(종합)
경기 후 홍건희는 "두산에 와서는 처음 가을야구를 해본다.

외부에서 봐도 두산만의 강함을 느꼈는데, 직접 느껴보니 왜 강한지 알게 됐다"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던 소감을 밝혔다.

가을야구 등판 자체가 처음이었다.

그는 "KIA에 있을 때도 가을야구 엔트리에는 들었는데 경기에는 못 나갔다"며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잘해서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 4번째 경기가 돼서야 홍건희를 올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등판 기회가 없었던 것에 대해 홍건희는 "아쉬운 마음은 없었다.

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언제든 나가면 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이후 오랜 휴식기를 보낸 홍건희는 "처음에는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까 봐 걱정했는데 한 타자 상대하니 마음이 편해졌다"며 호투를 벌인 배경을 설명했다.

10월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던 홍건희는 "아무래도 후반에 안 좋아서 심기일전하며 단점을 보완했다.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뿌듯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