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출 3.6%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 5.6% 늘어
정부 "주요국 중 선전…수출동력 유지 총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던 한국 수출이 다시 감소세로 전환하며 주춤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들이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발목을 잡았다.

정부는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이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하는 등 수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과 같은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조업일 감소에 주춤한 수출…"회복 흐름은 지속"
◇ 수출 한 달 만에 감소세로…조업일수 고려하면 9개월 만에 반등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줄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별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다 9월에 7.6% 증가로 전환한 바 있다.

산업부는 총수출 증감률이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로 양호한 수치이자, 작년 이후 조업일수가 동일하거나 부족한 13개 달 중에선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감소 폭은 4월(-25.6%), 5월(-23.8%), 6월(-10.9%), 7월(-7.1%), 8월(-10.2%) 등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10월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는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2일 부족한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5.6% 늘어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일평균 수출 증감률은 최근 2년 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최근 2년간 일평균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한 적은 2018년 11월(3.6%)과 올해 1월(4.2%), 올해 10월 등 세 번뿐이다.

산업부는 "9, 10월 수출은 추석 연휴 배치에 따른 조업일수 차이의 영향이 컸다"며 "9∼10월 누계 기준으로 보면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9∼10월 누계기준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조업일수가 0.5일 증가해 큰 차이 없는 가운데 총수출은 1.9%, 일평균 수출은 0.7% 각각 늘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총수출 증감률(-3.6%), 총 수출금액(449억8천만달러), 무역수지(59억8천만달러) 등 주요 지표들의 실적은 코로나19가 수출에 본격 영향을 미친 4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나타냈다"며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반도체·자동차 '버팀목'…美·EU 수출 호조
주력 수출품목과 주요 수출 시장에서는 회복세가 이어졌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10.4%), 자동차(5.8%), 디스플레이(5.2%), 바이오헬스(47.4%), 이차전지(6.8%), 컴퓨터(5.3%), 가전(14.7%) 등 7개 품목이 총수출 플러스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떠받쳤다.

반도체 총수출은 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한 동시에 3개월 연속으로 80억달러를 돌파했다.

일평균 수출액(4억1천300만달러)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에 따른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감소 우려에도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빠른 서버 투자 재개와 중국 및 미국 내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자동차는 총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201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넘어섰다.

일평균 수출액(1억9천100만달러)은 70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유럽으로의 수출은 줄었지만, 주력 수출품목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의 단가 상승과 소형 SUV 신차 판매 확대 등이 전체 수출의 호재로 작용했다.

이외에 품목별 총수출은 바이오헬스가 14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디스플레이는 2018년 8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면에 일반기계(-10.6%)와 철강(-6.8%), 차부품(-9.3%), 석유화학(-14.2%), 석유제품(-50.1%), 선박(-22.0%), 무선통신기기(-11.6%)는 뒷걸음질했다.

특히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저유가 여파로 각각 23개월,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부진이 깊었다.

지역별 총수출은 미국(3.3%)과 유럽연합(EU·9.5%)이 2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10월 초 8일간의 연휴가 있던 중국(-5.7%)과 아세안(-5.8%)은 감소했다.

이들 4개 시장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66%를 차지한다.

4대 시장 외에는 CIS(1.0%)를 제외하고 일본(-18.6%), 중동(-19.2%), 중남미(-17.7%), 인도(-6.1%) 등 대부분 지역에서 회복이 더뎠다.

일평균 기준으로는 미국(13.1%), EU(19.9%), 중국(3.2%), 아세안(3.2%) 등 4개 시장을 포함해 9개 지역 중 6개 지역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조업일 감소에 주춤한 수출…"회복 흐름은 지속"
◇ 주요국 동반 부진 속 선전…"회복 흐름 유지 총력"
산업부는 주요 수출국들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한국이 선전했다고 밝혔다.

10대 주요 수출국의 올해 1∼8월 누계 수출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한국(-10.6%)은 홍콩(-1.5%)과 중국(-2.3%), 네덜란드(-9.3%)에 이어 4번째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9월 총수출이 7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데 이어 10월 일평균 수출이 9개월 만에 증가하는 등 수출이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평균 수출액이 1년여만에 21억달러를 초과한 점,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점,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 등 신(新) 수출 품목이 지속 성장하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이오헬스가 연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하고 코로나19 이후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가전, 철강, 차부품 등 품목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수출활력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정부는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같은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수출 동력을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중 총리 주재로 제3차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을 발표한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 시스템의 디지털·온라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무역구조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한편 수출 중소기업을 육성해 무역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교역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