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OTT, 중장년층은 TV로 시청…내용과 구조도 영향"
최근 드라마 시장은 풋풋하면서도 현실적인 청춘극과 속칭 '막장'으로 분류되는 성인극으로 나뉜 양상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청춘극은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tvN '청춘기록'과 SBS TV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다시 불이 붙은 분위기다.

이후로 JTBC '경우의 수', KBS 2TV '도도솔솔라라솔', tvN '스타트업'까지 청춘스타를 내세운 청춘극이 줄줄이 방영 중이며 젊은 시청자들로부터 폭넓게 공감을 얻고 있다.

최근 청춘극은 '청춘기록'의 혜준(박보검 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송아(박은빈), '스타트업'의 남도산(남주혁)-서달미(배수지)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좀처럼 안 풀리는 환경에서도 주관과 당당함을 잃지 않는 청춘을 묘사하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꼭 꿈을 이루지 않더라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여정에 집중하거나(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이벌이지만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고(청춘기록), 꿈 앞에 어린 시절의 엉킨 인연을 접어두고 동맹하기도 하는(스타트업) 과정을 조명하며 요즘 청춘들의 '쿨함'을 강조한다.

연초 JTBC '부부의 세계' 신드롬으로 정점을 찍은 막장극은 장기간 성황이다.

김순옥 작가의 신작 SBS TV '펜트하우스'는 첫 방송부터 안방극장을 휘어잡았고, 김정은과 최원영이 열연 중인 MBN '나의 위험한 아내'도 고정 시청자를 확보했다.

종영한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 역시 같은 장르에 속한다.

'부부의 세계'가 워낙 매운맛을 보여줬기 때문인지 이후로 나오는 작품들은 한 단계 더 강렬해진 게 특징이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나의 위험한 아내'는 전회 19세 이상 시청가로 편성했고, '펜트하우스'는 시작부터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전개와 자극적인 장면들로 꽉 채웠다.

화제성으로 보면 양쪽 다 높지만, 시청률 추이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편인데 이는 주 시청자층의 시청 패턴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청춘드라마를 대표하는 '청춘기록'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시청률이 6~8%대(닐슨코리아)에서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스타트업'도 5%대로 비슷한 상황이다.

반면 '펜트하우스'는 초반부터 시청률이 10%를 돌파했고, '거짓말의 거짓말' 같은 경우 1%대에서 시작해 8%대까지 치고 올라가며 끝났다.

이러한 현상은 청춘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20~30대는 더는 TV로 드라마를 보지 않고 넷플릭스 등 OTT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드라마의 전통적인 시청자층인 40~50대는 여전히 TV를 통한 시청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장르 특성도 영향을 끼친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1일 "청춘극은 늘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진 않았다.

요즘 세대의 변화상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반면 성인극의 경우 극 구조 자체가 갈등이 강조되고 자극적인 표현이 많으니 좀 더 시청자를 광범위하게 포용하는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청춘극은 타깃 적중률이 높은 것이고, '부부의 세계' 같은 부류의 드라마는 대중적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 겸 드라마평론가는 "젊은 시청자들은 TV를 통한 본방(본방송) 사수 의지가 별로 없다.

반면 중장년 세대의 이야기를 다룬 성인극은 여전히 TV로 본방 사수하는 경우가 많다.

시청패턴이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용 측면에서 보면 성인극은 중장년 관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과장하므로 중장년층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청춘극은 기성세대 관점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제작 구조라 청년층이 몰입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