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칭찬해주니까 '이제 살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요.
"
최근 종영된 SBS TV 금토드라마 '앨리스'에서 강도 높은 액션과 묵직한 감정 연기로 강인하고 냉철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시양(33)은 자신을 '여린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27일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곽시양은 드라마 흥행으로 높아진 인지도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상처받을 것 같아서 댓글을 잘 못 본다"며 "요즘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주시긴 한다"며 웃었다.
그는 "과거에 연기력과 관련해 상처받는 말들을 지속해서 듣다 보니 힘들었다"며 "자존감이 떨어지니 길 가다 누가 쳐다보면 나를 욕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집 밖에 잘 안 나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곽시양은 모델로 시작해 2014년 영화 '야간비행'으로 데뷔한 7년 차 배우다.
그는 영화 '목격자'(2017) 이후부터 조금씩 주변으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웰컴2라이프'에서는 연기가 괜찮았다는 반응을 들었고, '앨리스'에서는 많은 사람한테 칭찬을 받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곽시양은 "자존감을 회복하려면 반대되는 이야기(칭찬)를 많이 들어야 하는 것 같다.
주변에서 '잘했다', '멋있더라' 이야기를 해줘서 감사했다"며 "물론 '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발음이 부정확한 부분도 있는데 배우가 자신의 연기에 100% 만족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력을 인정받기 위해 매 순간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평행우주 이론을 바탕으로 한 '앨리스'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대본도 여러 번 보고, 극 중 날카로운 이미지를 위해 몸무게도 6㎏ 감량했다.
액션 연기도 꾸준히 연습했다.
곽시양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랐다.
3번 정도 보고야 이해가 갔다"며 "액션신이 많아 촬영 2달 전에는 (동료 배우인) 주원과 액션스쿨에 매일 출근하듯 갔고, 그러다 보니 둘이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첫 액션 촬영 때 차가운 바닥에 떨어지면서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했다.
그래도 한 달 정도 지나니 멀쩡해졌다"며 멋쩍어했다.
이처럼 곽시양은 열정이 넘치는 배우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겁이 없던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열정과 용기가 있는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은 잃을 것이 생겨서 겁이 많아졌다.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며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데뷔 전이기도 하니 미친 듯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이런저런 일을 다 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나 정통멜로다.
곽시양은 "작품마다 우직한 역할을 맡아왔는데, 실제 성격은 활발하고 '허당미'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를 하면 재밌게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람들에게 '이 사람 연기 정말 잘하지', '대체 불가다'라는 모습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