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의 '대타' 박용택에게 쐐기타를 허용한 장면을 복기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허 감독은 16일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경기하기에 앞서 전날 경기를 돌아보면서 박용택 타석에서 투수 교체를 고민했었다고 털어놨다.
LG가 2-1로 앞서던 7회초 2사 1, 2루 상황이었다.
LG는 9번 타자 정주현 타석에서 베테랑 박용택을 대타로 내세웠다.
롯데 투수는 서준원이었다.
서준원은 박용택에게 2개 연속 볼을 던져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렸다.
서준원의 3구째 직구는 박용택의 방망이에 맞은 뒤 우익수 오른쪽 뒤로 넘어가 2루타가 됐고, 3루 주자 채은성이 득점했다.
임무를 완수한 박용택은 대주자 구본혁으로 교체됐다.
이 경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의 사직구장 고별전이었다.
박용택은 '사직택'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난히 사직구장에서 좋은 타격을 해왔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품고 있는 롯데로서는 씁쓸한 경기였다.
허 감독은 "2볼 상황에서 바꿀까 생각했는데, 타이밍이 늦은 것 같다"며 "그때가 승부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허 감독은 "서준원이 시속 150㎞ 공도 던졌고, 앞선 타자들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힘없는 안타였다.
박용택 직전 두 명의 타자는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며 "서준원이 박용택도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서준원을 믿었지만, 박용택의 노림수가 좋았다.
그는 "박용택이 잘 맞춰서 친 것 같다.
빨리 판단했어야 했다"고 거듭 아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