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이 되고 싶어·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김지호 지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후 완치가 됐지만, 회사를 그만두게 된 20대 청년의 고백이다.

저자는 코로나19 검사부터 양성 판정, 입원, 고열과 인후통, 근육통의 증상까지 50일간의 투병 생활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기록했다.

가족과 친구, 동료, 의료진에 대한 생각도 함께 담았다.

완치 후에도 모두가 무서워하기 때문에 신뢰를 잃었다는 이유로 재택근무를 계속해야 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입원 중 미뤄놨던 헬스 PT도 방역이라는 이유로 2주 후에야 할 수 있었다.

책은 코로나 확진자들의 완치 후 삶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완치 후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부탁도 덧붙인다.

더난출판. 276쪽. 1만4천500원.
[신간]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화석이 되고 싶어 = 츠치야 켄 지음. 조민정 옮김.
땅에 묻히는 것만으로는 화석이 되지 않는다.

기후와 온도, 습도, 산도, 포식자의 존재 여부 등 수많은 조건이 맞아야 한다.

화석이 되는 과정은 복잡해서 '화석화과정학'이라는 학문도 존재한다.

일본의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어떻게 하면 좋은 화석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며 학생들이 알기 쉽게 생생한 사진과 친절한 일러스트를 곁들여 화석의 생성 과정을 설명한다.

책은 화석의 종류를 생성 방법에 따라 12가지 이상으로 분류한다.

영구동토에서 발견된 냉동 매머드, 늪지대에서 피부까지 생생하게 보존된 사람, 멋진 흑색 화석으로 남은 검치호랑이 등이 해당한다.

저자는 화석이 되면 장식품이나 건축 자재가 돼 미래에도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우리가 셰일층에서 화석이 된다면 먼 훗날 거실에 걸리거나 빌딩 외벽을 장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김. 224쪽. 3만3천원.
[신간]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 성프란시스대학 편집위원회 엮음.
자활하려는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꾸려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노숙인들이 쓴 시와 산문을 모아놓은 공동 문집이다.

성프란시스대학 개교 15주년을 기념해 2005년 1기부터 올해 15기까지 수강생들이 남긴 작품 가운데 선별한 개별 작품 165편과 공동작품 2편이 실렸다.

책에는 노숙인의 삶의 현장이 그대로 드러난다.

자신들이 겪었고 겪고 있으며, 겪을 이야기들이 사회적으로 공유될 가치가 있다는 믿음에 따라 진실을 써 내려갔다.

노숙인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독서 지도와 글쓰기 수업을 받았다.

글 곳곳에서 서툰 티가 나지만 공감과 감동을 준다.

전문 작가가 썼을 법한 멋진 표현도 종종 눈에 띈다.

삼인. 464쪽. 1만9천원.
[신간]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