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2실점 호투에도 3승 무산
전날 내야 수비에 운 김광현과 닮은꼴
'김광현과 동병상련' 류현진, 수비 불안에 허탈한 2실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하루 뒤에 등판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내야 수비 불안에 울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 했다.

류현진은 3-2로 앞선 7회초 승리투수 요건을 안고 교체됐으나 불펜진이 1점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시즌 3승 도전을 가로막은 것은 근본적으로 불펜진이 아니라 불안한 내야 수비였다.

류현진은 이날 안타 8개를 허용하는 등 매 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5회까지 볼티모어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팀이 2-0으로 앞선 6회초가 문제였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안저 알베르토에게 중전 안타, 1사에서 호세 이글레시아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좌익수의 송구는 2루가 아닌 류현진에게 갔다.

류현진은 2루로 뛰는 이글레시아스를 보고 재빨리 송구했다.

타이밍은 아웃이었지만 2루수 캐번 비지오가 소극적으로 태그 시도를 하는 사이 이글레시아스는 몸을 틀어 한 손으로 베이스를 먼저 찍었다.

2사 3루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2, 3루가 됐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의 수비는 더 뼈아팠다.

류현진은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3루수 트래비스 쇼가 1루에 원바운드 악송구를 하면서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2-2 동점이 됐다.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한 순간, 찾아온 아쉬운 수비에 류현진은 허탈한 듯 먼 하늘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쇼의 송구 실책이 아닌 마운트캐슬의 안타를 인정해 류현진은 억울하게 자책점 2점을 떠안았다.

2.68이 돼야 했을 시즌 평균자책점이 3.16이 됐다.

그나마 토론토 타선이 6회말 1점을 얻어내 류현진은 우여곡절 끝에 시즌 3승 요건을 채웠으나 이번에는 불펜진이 버텨내지 못했다.

'김광현과 동병상련' 류현진, 수비 불안에 허탈한 2실점
류현진의 경기 내용은 하루 전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과 정확하게 오버랩 됐다.

김광현은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외야 수비에 웃고 내야 수비에 운 점도 닮은 꼴이었다.

세인트루이스 내야에서 실책 2개가 나왔고, 이 중 1개가 결국 김광현의 이날 경기 유일한 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초 3루수 브래드 밀러의 송구 실책이 실점의 빌미로 작용했는데, 3루수 수비가 발목을 잡은 점은 류현진과 김광현 모두 같았다.

애초 둘은 전날 나란히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 확산한 인종 차별 항의 경기 보이콧으로 류현진의 등판이 하루 연기됐다.

등판 간격은 하루 차이가 발생했지만 둘은 내야 수비 불안이라는 '동병상련'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