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탬파베이 상대로 5이닝 6탈삼진 1실점 '빛바랜 쾌투' 한국을 대표하는 두 왼손 투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3일(한국시간) 나란히 출격해 두 번째 '코리안 데이'를 빛냈다.
김광현은 빅리그 통산 세 번째 등판이자 선발로는 두 번째 등판 만에 데뷔 승리를 따냈고, 류현진은 5이닝 1실점 호투에도 승패 없이 강판했다.
김광현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고 삼진 3개를 곁들여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7회초 승리 요건을 안고 배턴을 구원 투수에게 넘긴 김광현은 경기가 그대로 끝남에 따라 간절하게 바라던 메이저리그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광현은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고 승리를 따내 선발과 계투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투수임을 팀에 확실히 각인했다.
특히 빅리그 도전 첫해, 지구촌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례없는 전염병 탓에 그간 메이저리그를 밟은 어떤 새내기보다 많은 곡절을 겪은 김광현은 불굴의 투지로 보란 듯이 난관을 이겨내고 생애에서 무엇보다 값진 1승을 수확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잠시 팀을 이탈한 빅리그 정상급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호흡을 맞춘 김광현은 절묘한 완급 조절로 신시내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에서 1.69로 크게 나아졌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상대로 한 빅리그 데뷔 등판에서 마무리로 출격해 세이브를 따냈고 이후 선발로 전환해 두 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1점을 줬다.
한계 투구수(100개)에 근접한 94개를 던진 탓에 류현진은 1-1 동점인 6회 교체돼 승패 없이 물러났다.
소득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를 뽐내며 삼진 6개를 낚았고, 두 경기 연속 볼넷을 허용하지 않았다.
빠른 볼의 구속은 최고 시속 148㎞를 찍었다.
결정구인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은 이날도 위력적이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46에서 3.19로 좋아졌다.
류현진은 8월에만 22이닝 동안 삼진 26개를 솎아내며 평균자책점 1.23의 빼어난 투구를 선사했다.
타선 지원만 있었다면 승리를 따낼 만했지만, 팀의 득점은 경기 막판까지도 터지지 않았다.
탬파베이의 한국인 타자 최지만(29)과 류현진의 투타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지만은 벤치를 덥히다가 1-1로 맞선 연장 10회말 대타로 등장해 고의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탬파베이는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터진 케빈 키어마이어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로 토론토를 따돌렸다.
토론토의 연승은 '6'에서 끝났다.
김광현과 류현진이 나란히 선발로 등판해 한국인의 기개를 떨친 건 18일 이래 닷새 만이다.
류현진은 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토론토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3⅔이닝 동안 1실점 해 승리를 안지는 못했지만, 팀의 3-1 승리를 뒷받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투수가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것은 2007년 4월 16일 김병현(당시 콜로라도 로키스)과 서재응(당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이후 13년 만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