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연이은 논란에 인맥 과시용 패널…"취지에서 이탈"
7년 달려온 '나 혼자 산다', 인위적 버라이어티로 변질
MBC TV 간판 예능이자 관찰 예능 프로그램 전성기 물꼬를 튼 '나 혼자 산다'에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2013년 3월 시작한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너무 장시간 쉼 없이 달려온 사이 '나 혼자 산다'는 더는 신선하지 않게 됐고, 관찰 예능은 홍수를 이뤘다.

프로그램 자체도 자연스럽게 관찰하는 형식보다 '보여주기식' 콘셉트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패널로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아예 자기 작품을 홍보하러 나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내는 경우도 많아 반감을 사기도 한다.

또 자연스러운 일상보다는 인테리어 등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프로그램의 본 취지와는 거리가 먼 에피소드가 많아지고 있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23일 "패널로 초대되는 손님들은 '나는 그냥 홍보하러 왔다'는 걸 충실히 보여주고 간다.

고정 출연자들도 '홍보 열심히 하시고 우리와 같이 놀아보자'는 식"이라며 "고정 출연자들은 '내가 이 정도야'라며 스타들과 친분을 과시하고, 게스트는 홍보하는 패턴이 된 지가 꽤 됐다"고 말했다.

공 평론가는 "원래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그 취지에서 많이 이탈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출연진 중 만화가 기안84 관련 논란도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지만, MBC나 제작진 차원의 입장은 나오지 않아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기안84는 작가 활동에서도 여러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다.

최근 불거진 '복학왕'의 새 에피소드 '광어인간'에서의 여성 혐오 논란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사진 무단 트레이싱(그림을 베껴 그리는 행위), 인종차별 등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패션쇼에서의 태도 논란 등 방송 활동 중에서도 이따금 문제가 제기되지만 제작진과 출연진은 기안84의 독특한 성격 때문이라며 유머로 승화하거나 다독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최근 여혐 논란 후에는 방송심의위원회에 관련 민원이 250여 건이나 접수됐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안84의 경우 연재작부터 문제가 많은데, 지상파가 탈출구가 없다 보니 인터넷에서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캐스팅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른 시청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프로그램의 브랜드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악수를 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지적이 있었음에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은 MBC가 '나 혼자 산다'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기존 제작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악수를 두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러다 폐지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