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1/4로 줄어…일손 부족·폭염 탓 복구 더뎌
"엎친 데 덮쳐" 코로나19 재유행에 수해 복구 '빨간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수해 복구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피해 지역 대부분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이라 일손이 절실한데 자원봉사자 유입이 줄어들고 폭염까지 겹쳐 복구가 더뎌지고 있다.

전체 가구의 10분의 1이 침수 피해를 당한 구례의 경우 자원봉사자가 초창기 대비 4분의 1로 눈에 띄게 줄었다.

19일 구례군에 따르면 피해 발생 후 일평균 1천500명 안팎의 자원봉사자가 구례를 찾아 복구를 도왔으나 지난 18일 자원봉사자는 362명으로 줄었다.

이날 구례에는 군 장병 1천명이 주축이 돼 파손된 비닐하우스와 주택 등을 복구했다.

구례군은 지난 16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서울·인천·경기 거주 자원봉사자 방문을 제한했으며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추가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광주 거주자도 제한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례군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다.

"엎친 데 덮쳐" 코로나19 재유행에 수해 복구 '빨간불'
피해 주민들은 울상이다.

침수된 1천188가구 중 1천32가구는 기본적인 청소를 마쳤으나 120가구는 아직 쓰레기도 못 치운 상태다.

5일 시장 전체 등 상가 392동 중 청소가 완료된 곳은 22곳 뿐이다.

비가 그친 뒤 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는 폭염도 야속하기만 하다.

복구 현장 관계자는 "5분만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른다.

30분 작업을 하면 30분 쉬어야 해 작업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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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곡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무원들이 여름 휴가를 모두 취소하고 주민들과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산사태 외에도 섬진강 범람 등으로 이재민 1천353명이 발생했는데 구호 물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재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쌀, 생수, 조리도구, 선풍기 등의 수급도 쉽지 않다.

복구 현장에서는 이온 음료, 스포츠타월 등과 도배, 장판 설치 등을 할 줄 아는 인력이 가장 필요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8일에는 소식을 들은 구례고 학생 11명이 18만원을 모아 이온 음료 300캔을 기탁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기준 구례의 피해액은 1천807억원, 곡성은 1천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지대 침수는 물론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며 주택과 농경지까지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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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은 19일까지, 곡성군은 21일까지 침수 피해 현황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막대한 피해 규모에 쓰레기만 치워도 끝이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자원봉사 참여를 제한하고 방역 소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복구에 시간이 걸리고 다소 불편하겠지만 주민과 봉사자들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