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사천면 120살 천연기념물 무궁화…광복절 앞두고 절정

역대 최장을 기록한 올해 장마에도 우리나라 최고령 무궁화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최고령 '강릉 방동리 무궁화' 최장 장마에도 꿋꿋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강릉 박씨 종중 재실에서 자라는 '방동리 무궁화'는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가지마다 화사한 꽃이 절정을 이뤘다.

방동리 무궁화는 지난해 7월 9일께 꽃이 폈는데 올해는 20일가량 빨리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또 광복절을 기점으로 꽃이 지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지난달보다 꽃이 더 만발해 광복절을 앞두고 절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올해는 햇빛을 구경하기 힘든 역대 가장 긴 장마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꽃을 활짝 피웠다.

이 무궁화는 국내 무궁화 중 나무 둘레가 146㎝로 가장 굵고, 수령 120년 안팎의 최고령 무궁화다.

백령도 무궁화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무궁화는 백령도 무궁화나무가 고사하면서 국내 유일의 천연기념물 무궁화나무가 됐다.

백령도 무궁화는 2012년 태풍 '볼라벤' 당시 강풍으로 많은 뿌리가 훼손되고 태풍 '솔릭' 북상으로 가지가 부러졌다.

그러나 방동리 무궁화는 일제 강점기 암흑의 세월뿐만 아니라 6·25전쟁 등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함께 견뎌왔다.

주민 안모(65)씨는 "올해는 장마가 유난이 길었는데도 방동리 무궁화는 이상 없이 꽃을 피웠다"면서 "광복절을 앞둔 지금 지난달보다 꽃이 더 많아 절정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령 '강릉 방동리 무궁화' 최장 장마에도 꿋꿋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