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1사단 8월 한달 '재난극복의 달' 지정…하루 2천여명 대민지원
'고향도 걱정이지만' 31사단 장병 휴가 미루고 대민지원 구슬땀
"가족 과수원 복숭아도 이번 폭우에 우수수 떨어져 걱정이 큰데, 주민을 먼저 돕기 위해 휴가를 미뤘습니다.

"
12일 육군 제31보병사단에 따르면 구례군 수해복구에 참여한 93연대 박근창(26) 일병은 휴가를 미루고 대민지원에 뛰어들었다.

그의 고향에서는 가족들이 3대째 과수원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번 수해에 피해를 봤다.

약 2ha 규모의 복숭아밭이 이번 폭우로 인해 과수가 쓰러지고 밀려든 토사물로 범벅이 되어 버렸다.

박 일병은 고향 집 피해 걱정이 앞섰지만, 부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재해재난 구호 휴가를 잠시 미뤘다.

광주·전남 주민들의 피해복구가 더 우선이라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대민지원에 참여했다.

박 일병은 구례군에서 토사로 뒤덮인 침수 가옥을 복구하느라 온종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박 일병은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피땀으로 일구신 과수원이 큰 피해를 봐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지역주민들의 피해 소식을 들으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하루빨리 복구되어 우리 부모님과 주민들이 큰 시름을 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1사단 장병들은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광주·전남지역의 수해복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민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집과 농경지가 수해 피해를 봤음에도 휴가를 미루고 자발적으로 대민지원에 나선 장병들의 소식이 훈훈함을 준다.

31사단 배진수·장길성 예비군지휘관과 최영철 병장, 유성우·하지석·백인범 상병, 박근창 일병 등이 그 주인공이다.

503여단 용봉1동대장 장길성(39) 예비군지휘관은 물 폭탄에 가까운 집중 호우로 담양에 계신 부모님 댁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그러나 그도 지역 주민들의 피해 복구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지난 11일부터 수해 피해가 발생한 광주 북구 지역의 피해 복구에 나섰다.

장길성 예비군지휘관은 "부모님 댁이 폭우로 완전 침수가 되었지만, 우리 지역 주민들도 큰 피해를 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평일에는 지역주민 수해복구에, 주말엔 부모님 댁 복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31사단은 8월을 '재난극복의 달'로 정하고 폭우 피해가 큰 광주·전남 곳곳에서 복구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에는 광주 서구의 화훼 단지, 전남 구례 양정마을 등 광주·전남 12개 지역에서 1천900여 명의 장병들이 대민지원에 나섰다.

/연합뉴스